먼 산이 손짓하며 몸을 당긴다
내 마음 받아주는 곳
산길을 가다가
초록 속에 가득히 서서, 두 눈을 활짝 열면
이름 없는 풀꽃도 만나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내 여백은 벌써 능선의 윤곽을 더듬는다
뾰족한 산의 정상은
내 인생의 거대한 화살표
가슴을 휘감고 흐르는 물면에 땀을 얹으면
주인 없는 계곡이
무거운 생각을 시원하게 증발시킨다
무욕의 산은 고단한 시간을 삼키는 블랙홀
내 시간을 터치한 울창한 녹색지대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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