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우리 동네 미술'은 코로나 19 극복을 돕고 예술인 일자리 제공과 주민 문화 향유 증진을 위해 지역 내 공공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에 약 1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대전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모두 20억 76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5개 자치구에 4억 원씩의 사업비를 교부해 추진했다.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사업 취지가 있는 만큼, 전체 사업비용의 인건비 비중을 높이기 위해 사업별 참여 예술인을 37명으로 정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기간이 너무 짧아 예술인과 구민들이 충분한 의견 수렴과 연구, 토론을 통해 작품을 내놓기 어려운 환경으로 시작 단계에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전 각 자치구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이름이 무색하게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비교적 손쉬운 조형물 제작과 벽화 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단기간에 사업을 마무리하다 보니 설치된 작품에 대한 지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유성구청에 설치한 모 작품의 경우 수풀 속에 사슴 모양 조형물 세 점이 놓여있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모 유성구민은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다. 동물 관련 조형물은 아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인 천변이나 유림공원 등 넓은 위치에 설치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텐데 굳이 찾기 어려운 구청 담벼락에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지역예술계에서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애초 취지보다 '단기 일자리'에 그쳐 예산만 낭비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실제 해당 사업에 참여한 예술인들도 단순한 일회성 일자리로 보는 경우가 있다"며 "작품 설치 이후 앞으로 유지·보수 문제도 쉽지 않다. 사후 관리에 대한 자치구의 명확한 방향이 없다면 방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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