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평일에는 텔레비전을 안 보는 나로서는 더 재밌는 TV프로그램을 저녁 식사 때에는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남편이 말하기를 제일 재미있고 따뜻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드라마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은 현실성이 없는 설정의 드라마나 막장드라마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단순하고 예측되는 스토리, 철저한 캐릭터 설정, 절대적인 훈훈한 마무리, 항상 깔끔하게 1화로 이야기가 끝나는 시스템,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안 받고 볼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제일 웃긴 것은 동네에서는 비밀은 절대 없고, 아침에 나왔던 소문이 점심 식사 때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동네가 한 가족이다. 그 동네에서는 옆집 며느리의 친정아버지까지 알고 있는 사이로 나오는 것이다. 뭔가 만들면 꼭 옆집에 갖다 주고 다음 날에 옆집에서 또 맛있는 것을 올리고 접시를 돌려준다. 아버지가 젓가락을 드는 것을 보고 가족이 식사를 시작하는 모습 등, 배울 것도 있는 드라마다.
나도 20년 이상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세월을 돌이켜보면 분명히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 왔을 때, 버스가 2,3시간에 한 번 오는 시골에 살고 있었을 때는 그랬던 걸 기억이 난다. 애호박을 갖다 주신 아주머니, 어떤 분은 된장도 갖다 주셨다. 나는 받기만 했던 것 같다.
그 때가 그립다. 복길이 할머니 같은 할머니가 분명히 계셨을 것이다. 그 때 더 한국어가 잘했으면, 뭔가 나도 줄 것이 있었으면, 여러 생각하면서 오늘도 '전원일기'를 시청한다.
/이즈미야마시가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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