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박재룡과 함께하는 '모차르트 레퀴엠'의 공연이 있는 날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거리 두기가 엄하게 지켜지는 시기에 공연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팸플랫 표지에 나타난 박재룡은 젊고 눈에 패기가 있었다.
이날 등장한 인물로는 소프라노 이미성과, 메조소프라노 구은서, 테너 권순찬과, 바리톤 김강순, 그리고 카페솔리스텐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카페솔리스텐 합창단이 함께 출연하여 관객들에게 음악감상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1791년 작곡되었다. 모차르트가 이 곡을 작곡하던 도중 사망했기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사후 모차르트의 제자가 그가 남긴 스케치를 토대로 완성되었다.
'레퀴엠'이란 '안식'을 뜻하며 가톨릭교회에서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 곧 '진혼곡'으로 사용된다. 의뢰에 의해 만들었지만 그의 유작으로 모차르트를 기리며 들을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카펠솔리스텐의 주최로 카펠솔리스텐의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인 박재룡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지휘자란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 나야하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음악성에 음악을 듣고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좋은 지휘자로서의 인정을 받는다. 거기에 악보를 보고 들을 수 있는 능력과 복잡한 악보나, 단순한 악보, 때로는 오케스트라 악보도 보고 지휘할 수 있어야 하며, 화성학, 대위법, 악식론 등 음악분석 능력도 있어야 한다. 그 이외에도 음악해석능력, 발성지도 능력, 음악용어들도 세세히 알아야 하며 악기를 다룰 줄 알뿐만 아니라 악기의 특성과 직접 연주기법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음악적인 면 외에도 지휘자로서의 인내심과 교양이 있어야하고, 단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고, 단원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하며,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용기를 복 돋아 줄 수 있는 리더라야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날 필자의 눈에 비친 지휘자 박재룡은 젊지만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아니 그러랴. 위에 열거한 내용들을 늘 강조하는 이상덕 선생으로부터 배웠다하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이날은 현악기와 금관악기를 출연시켜 조화를 이룬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음색이 서로 다른 금관악기와 현악기를 출연시켜 음의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고, 소프라노 이미성과 메조소프라노 구은서, 테너 권순찬, 바리톤 김강순을 발탁하여 무대에 세운 것이 지휘자로서의 안목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데 충분했으며, '레퀴엠' 전 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그곡을 연주했다는 점이 놀라운 것이다.
필자는 공연이 끝난 후 이상덕 선생과 미모의 여가수 윤영신과 차를 나누는 자리에서 "최근 열린 공연 가운데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곡 선택부터 공연 흐름, 현악기와 금관악기의 조화로운 연주까지 완벽했다"고 호평했다.
특히 이날은 소프라노의 거장 이영신 씨와 가슴이 따뜻한 데다가 미모까지 겸비한 윤영신 여가수까지 감상에 참여해 음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지휘자 박재룡이여!
좋은 스승 밑에서 가르침을 받고 이렇게 자랐으니 그를 바탕으로 더욱 정진하기 바란다. 그대의 빛나는 눈빛이 그렇게 되기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복/ 예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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