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하얀 악마와 전쟁

  • 문화
  • 공연/전시

[편집국에서] 하얀 악마와 전쟁

  • 승인 2021-05-12 00:01
  • 박솔이 기자박솔이 기자
편집국에서 바탕사진
기자는 다이어트 중이다. 콜라, 주스 대신 물을 마시고, 달콤한 디저트보다는 과일을 먹고, 밀크, 화이트초콜릿을 먹기보다는 다크 초콜릿을 찾는다. 그렇다. '당 줄이기' 다이어트 중이다. '백색 공포', '하얀 악마'로 불리는 당의 무력에 맞서 싸운 지 3개월. 결과는 나름 선방했다.

여러 다이어트를 시도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괴롭혔던 허리디스크와 틀어진 골반은 시도때도 없이 쑤셨고 저림을 동반했다. 굶어도 봤고, 다이어트 보조식품도 먹어봤다. 물론 대참패였다. 굶는 다이어트로 살은 빠졌다. 물론 머리카락도 같이 빠졌다.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점점 심해지는 허리디스크와 골반 신경통은 병원으로 이끌었다. 의사는 말했다.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야 해요". 여태껏 어떤 다이어트로도 허리통증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던 터라 막막함이 먼저였다.

그러다 문득 뼈를 때리는 기사를 접했다. 한국 여성 3명 중 1명은 과체중임에도 자신의 몸매에 대해 관대하다는 점, 무게가 많이 나가는 여성은 유방암이 발생했을 때 중증도가 높고 치료 후에도 재발 우려가 크다는 내용이었다. 친한 친구가 어머니가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고 울며 전화했을 때가 떠올랐다. 조금 있으면 굴러도 될 법했던 몸에 털이 곤두섰다.



지인의 추천으로 찾은 다이어트 병원. 적어도 다이어트로 병원을 찾는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결국 오고 말았다. 진단은 간단했다. 약은 보조, 식습관을 고쳐야 했다. '하얀 악마' 당이 차곡차곡 쌓아놓은 내장지방을 파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지옥의 시작이었다. 밥은 절식, 하루에 물 2ℓ는 꼭 마실 것, 하루 8000~1만 보 걷기, 단백질 챙겨 먹기, 근력과 유산소 운동 병행부터 마의 당 줄이기까지. 매번 끼니를 챙길 때 당과의 싸움을 먼저 생각했고 즐겨 마셨던 스무디, 에이드에 들어가는 설탕량을 되새기며 악을 쓰고 외면했다. 이러다 되레 당 부족으로 쓰러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느껴졌다. 허리통증이 마법같이 사라진 것을. '아이고 허리야'를 입에 달고 살았던 10년의 그 날이 까마득해졌다. 물론 아직도 '하얀 악마'와 전쟁 중이다.

유혹은 시도때도 없이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넘어 110세 시대라고 하는데 볼 것도 먹을 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적어도 다 누리고 떠나야 하지 않겠는가.누구나 그렇듯 365일 24시간 하루하루가 다이어트 중일 테지. 혹자는 말한다. 스트레스 아니냐고. 적어도 10년간 허리로 고생했던 내겐 그쪽이 더 지옥임이 당연했다. 단언컨대 하얀 악마와의 전쟁은 무해백익(無害百益) 하다고 말하고 싶다.

박솔이 편집2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2.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3.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4. 계엄 선포에 과학기술계도 분노 "헌정질서 훼손, 당장 하야하라"
  5. 충남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속도 높인다
  1.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2. [사설] 어이없는 계엄령, 후유증 최소화해야
  3. 대전·충남 법조계, "비상계엄 위헌적·내란죄 중대 범죄" 성명
  4. 윤 대통령 계엄 선포 후폭풍
  5. 전교조 대전지부 "계엄 선포한 윤석열 정부야말로 반국가 세력"

헤드라인 뉴스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5일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국민께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삶은 나아져야 하고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