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의약학 계열진학 불이익… 지원자에 서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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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의약학 계열진학 불이익… 지원자에 서약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등 8개 영재학교 공동 제재방안 마련
연구활동 등 학생부 기재 못해… 교육비·장학금 환수 등 제재
2022학년 입학전형 모집요강 반영, 이공계 진로·진학지도 강화

  • 승인 2021-04-29 16:01
  • 수정 2021-05-01 21:26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세종 영재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전경.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를 비롯한 전국의 영재학교들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명문화하고, 지원자들에게 서약을 받는다.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 설립 목적에 맞도록 이공계 진로·진학 지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영재학교나 과학고를 졸업하고 의대를 비롯한 여러 명문대에 합격한 사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명 '영재학교 먹튀'라는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이공계 분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된다. 국가의 많은 재원이 투입되고 차별적인 프로그램과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영재학교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따라, 세종영재학교를 비롯한 경기과학고·서울과학고·대구과학고·광주과학고·대전과학고·한국과학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 8개 학교와 공동으로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2022학년도 입학전형 모집요강에 반영한다.

 

29일 영재학교장 협의회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계열로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영재학교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고, 영재학교 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더 많이 진출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재 방안에 따르면 영재학교에 응시하려는 학생과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서약서에는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학 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학교는 진학과 관련된 어떠한 상담·지도하지 않으며, 일반고 등으로 전출을 권고한다고 명시됐다.

이와 함께, 대학입학 전형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는 영재교육 진흥법에 따른 학생부를 쓰지 않고,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교생활기록부Ⅱ를 제공한다. 학생부Ⅱ는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 학점 대신 석차등급을 제공하며,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연구활동 등 교육과정 사항을 기재할 수 없다. 창의적 체험활동 등 일부 항목도 공란으로 처리된다.

또한, 정규 수업 이외의 시간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일반고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영재학교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도 반납해야 한다.

현재 재학생도 학교별 상황에 맞게 제재 방안을 최대한 적용, 영재학교 설립 목적에 따라 이공계 진로·진학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영재학교의 메리트가 사라지지만, 영재학교의 이름값은 여전하고, 수시가 아닌 정시로 재수를 염두해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 교육 관계자는 "의대진학이 많은 영재학교 예산 감축방안 등 과한 제재는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외려 대학측에서 영재학교나 과고 학생들이 지원할 수 없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3학년 한국영재(한국과학영재학교)가 부산과고로 전환하며 시작된 영재학교는 서울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 대전과고가 영재학교로 이름을 올렸다.

 

2015학년 신설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2016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합류해 현재의 8개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종시 아름동에 위치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학년당 6학급으로, 18학급 282명의 학생 규모다. 세종영재의 2022학년도 입학전형 모집요강 공고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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