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공공기관이니까 의무채용 없다"… 허점 투성이 '지역인재 채용'

  • 경제/과학
  • 공사·공단

"신설 공공기관이니까 의무채용 없다"… 허점 투성이 '지역인재 채용'

대전 소재 공공기관 40여 개 달하지만 지역인재 의무채용 기관은 17곳 뿐
지역인재 채용 기준에 따라 지방서 이전한 기관, 신설된 기관은 적용 안돼
혁신도시 추진으로 지역발전 꾀하는 목적과는 반대… 실효성 의문 투성이

  • 승인 2021-04-28 16:58
  • 수정 2021-04-28 16:59
  • 신문게재 2021-04-29 1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2020052801002338100098591
대전에 있는 공공기관 상당수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기관에서 제외돼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력직과 연구직, 지사별 부분 채용 등의 예외조항으로 채용 대상이 대폭 감소한 데다, 신설했거나 다른 지역에서 이전했다는 이유로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도입한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시점이다.

28일 대전시, 일부 공공기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 공공기관으로 선정하는 조건은 2가지다.



하나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기관이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특허정보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등 13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다른 조건은 수도권 소재 기관 또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의 업무를 승계하거나, 이관받은 지역 소재 기관이다. 대전에는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코레일테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4곳이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인재 의무채용은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것"이라며 "대전은 지난해 혁신도시로 지정돼 이후 이전한 기관은 없지만, 예전에 이전한 기관들까지 소급적용해 총 17개 기관이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공기관이 지역에 있어도 두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기관이라면 지역인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대전에 있는 40여 곳 중 23곳에 하는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외되는 기준도 2가지다. 하나는 대전에서 기관이 설립된 경우다. 기초과학연구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산림복지진흥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은 대전에서 설립했기 때문에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에서 제외다. 대전에서 신설됐다는 이유로 대전 인재를 의무적으로 뽑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다른 조건은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경우다. 경남 창원에서 이전한 기계연구원과 충북 단양에서 이전한 천문연구원 등이 이 조건에 해당한다. 오래 전에 대전에 정착한 기관이라고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공공기관임에도 기관마다 의무채용 적용 기준이 달라 혁신도시 정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혁신도시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이전해 지역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제도"라며 "지역인재 채용은 현 규정에서는 이전한 기관만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고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라고 본다”며 “다만, 이 사안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모든 시·도와 시·군·구의 이해관계라 복잡하게 얽혀 신중하고도 세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