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 박사 |
왜 이런 현상이 나왔을까.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오만한 대응책과 설득력이 취약한 밀어붙이기 전략의 실패 탓이다. 권력의 오만함이 절차와 공정을 간과하다 보니 자신들만의 이득을 위한 편가르기 전략마저 허무하게 무너졌다. 결과적으론 여권과 청와대가 윤 전 총장을 국민적 관심을 받도록 유인했고, 급기야 유력한 대선 후보로 급부상시킨 셈이다. 어쩌면 여권과 청와대의 자업자득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국민의 지대한 응원은 여전하다. 이쯤 되면 여의도 정치권이 술렁거릴 수밖에 없고, 실제로 각계각층에서 윤 전 총장 지지세력을 표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윤 전 총장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윤 전 총장을 돕겠다는 야권은 물론 각종 단체가 물밑에서 소리없이 결집하고 있다. 이런 정치환경이라면 이제 남은 건 '별의 순간'이다. '별의 순간'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결정적 결단과 행동을 의미한다.
정치는 복잡한 비즈니스다. 정치 행위의 주체는 인간이기에 다양한 이익의 충돌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도자에겐 뚜렷한 주관과 비전제시가 요구된다. 진정한 지도자는 항상 귀를 열어두고 열정과 혜안을 가다듬는다. 무엇보다도 인물 등용에 신중을 기하고, 인간 내면의 복잡한 셈법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국정의 흔들림은 민초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문재인 정권의 이해하기 힘든 고집과 그릇된 정책 방향설정은 물론 국정운영 경험과 능력부족 탓에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기이한 현실에 처해있다. 각종 현안을 놓고 민초마저 패를 나눠 무조건 다투는 중이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는 시나브로 주저앉았고, 합리적-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적 극한 대립이 횡행하고 있다. 단순한 남남갈등으로 여기기엔 이미 선을 넘어섰다. 경제와 외교의 부실함은 차치하더라도 국민 생명을 다루는 코로나 방역대책도 거품이 많고 대북정책마저 오리무중이다.
국민이 늘 불안과 불만 그리고 초조함 속에서 삶을 꾸려가다 보니,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이 판을 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고 복잡한 정치환경 하에서 내년 대선이 치러질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국정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전문가들의 조언과 고언을 함께 접해야 한다. '공정'의 가치를 이미 손에 쥔 윤 전 총장은 이제 다른 가치를 손에 쥐어야 한다. 그래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론 국민이 희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국민의 힘과 국민의 당의 합당 여부를 지켜보면서, 향후 정치일정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여의도에 나도는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무조건 땡큐) 소문의 진원지도 여권이다. 여권이 무슨 자신감에서 이런 소문을 쏟아내는지 몰라도 유추하건대, 상대방의 흠집부터 터트려보려는 전형적인 흑색선전의 불길한 예감이 든다. 윤 전 총장 스스로가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구상을 마친 후에야 험한 정치판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다. 안철수와 반기문 신드롬 현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듯 문재인 정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레임덕으로 빠져들 것이다. 출범 초기의 공언과 달리 공정과 정의가 무너져 버린 ‘내로남불’의 추태에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난 지 오래다.
오는 28일은 충무공 탄신일이다. 윤 전 총장이 이 나라를 살려보겠다는 애국과 구국심을 보여주길 권고한다. 정치 행위에선 때로는 묵시적 행동이 더 큰 반향을 얻는다. 충무공 탄신일에 충남 아산시 현충사를 소리없이 방문하길 권하고 싶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生卽死),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다(死卽生). 국민을 향한 충(忠)과 충무공의 구국과 투혼 정신으로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주길 바란다. 국민과 특히 충청권은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에 나서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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