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
건강하고 사랑받으며 자란 친구 아이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마땅히 사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채 짧디짧은 인생을 마감한 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오버랩 됐다. 친구 역시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세상일에 더 관심이 많아졌는데 올 들어 같이 분노하고 슬퍼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지난 1월 어느 밤엔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고 잠이 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양부모로부터 모진 학대 끝에 짧은 생을 마감한 아이. 입양 전 밝은 얼굴은 아이의 말년엔 흔적 없이 사라졌다. 사망 당일 어린이집 CCTV에 담긴 아이의 표정은 많은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3번이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끝내 이생에서 분리된 아이다. 사랑받아 마땅하지만 세상을 떠난 어린 생명은 이 아이뿐이 아니다. 홀로 방에 남겨져 배곯다 영원히 눈을 감은 아이, 이모 부부의 한참 어긋난 관심이 물고문으로 이어져 생을 마감한 아이, 양모의 잔혹한 폭력에 못 이겨 작은 트렁크 안에서 숨을 거둔 이 아이들의 짧고 고달팠던 생이 더 가슴이 아프게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작고 여린 생명들이 고통받고 있진 않을까 걱정이다. 주변에서 계속해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대전 한 어린이집에서도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한 명의 어린 목숨이 세상과 분리됐다. 아이를 재우기 위해 이불을 얼굴에 덮고 압박을 가했다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더 주변에 관심 갖고 또 더 분노해야 한다. 모든 아이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그래야만 한다. 임효인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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