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양극화 해소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이전 기자들과 만나 "당 예비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초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서 당 경선 출마 시기에 대해 '4말 5초'(4월 말 5월 초) 또는 4·7 보궐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디데이 시기를 크게 좁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마선언 장소를 묻는 질문에는 "국회 소통관이 될지 아니면 충남 현충사가 될지 고민 중"이라는 말로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출마 선언 장소가 상징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여지를 남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양 지사는 4선 의원 출신으로 당 사무총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 당과 국회 요직을 거친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승리, 충남 도백으로 갈아탔다. 여당 내에선 유일한 충청 출신 대권 주자다.
양 지사가 이날 구체적인 출마선언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디데이가 다음달 10일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4년 전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날이다. 친문 양 지사 입장에선 대선 출마의 정치적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인 것이다.
출마 선언 장소는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양 지사 측근 사이에선 세종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대한민국 국가균형발전의 상징과 같은 도시다. 여당 잠룡 중 비수도권 광역단체장 신분으로 유일하게 대선링 등판을 예고한 양 지사로선 세종시가 대권 출마선언을 하기에 꽤 의미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양 지사 개인적으로도 2010년 MB정부 시절 세종시 수정안을 막기 위해 22일간 단식 투쟁을 했었던 인연이 있기도 하다.
양 지사는 토론회에서 대선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 문제와 관련 "맞춤형 주거복지와 정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산·고령화, 저성장과 양극화, 늘어나는 1∼2인 가구 사회라는 변화에 맞는 '맞춤형 주택정책'에 대한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거 양극화 극복을 위해 유럽의 사회주택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충남도와 여야 의원 31명이 공동 주최했으며 현장에는 민주당 이상민(대전유성을), 박완주(천안을), 어기구(당진), 장필모(비례), 김회재(여수을), 문진석(천안갑), 양경숙(비례), 이장섭(청주서원), 홍성국(세종갑), 강준현(세종을), 서영석(부천정), 조오섭(광주북갑) 의원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비례)가 함께 했다.
서울=황명수·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