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사당 與野합의 기정사실化 관건은 속도

국힘 정진석 국회법 개정안 발의
상임위원회 세종시 이전 원칙
"정책위 협의거쳐 사실상 당론"
운영위 3개 법안 병합심사 전망
대선정국 前 상반기 처리 시급

충청의 숙원이자 국가균형발전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인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한 여야 합의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다.

보수야당 5선 중진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이 21일 이른바 세종의사당 설치법인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이 법안이 당론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야당 의원이 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여야 합의 도출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은 그동안 민주당 홍성국(세종갑),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정 의원에 앞서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세종의사당으로 이전하는 상임위 범위를 구체적으로 법안에 담은 것은 정 의원이 처음이다.

이번 개정안은 먼저 서울에 서울의사당을 세종시에 세종의사당을 두도록 했다. 상임위원회의 경우 국회 세종의사당에 두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청와대 비서실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의사일정 합의 등을 관장하는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는 서울에 두기로 했다.

또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은 부(部)를 소관 하는 상임위도 여의도에 남도록 했다. 현재 행복도시법에 따른 이전제외 대상은 외교·통일·법무·국방·여가부 등 5개부다.

이밖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예산정책처는 세종의사당에 두도록 하고 국회사무처, 도서관, 입법조사처는 세종의사당에 별도의 기관을 둘 수 있도록 했다.

정 의원은 "법안 발의 이전에 정책위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만큼 이번 법안이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민의힘 공식입장으로 보면 된다"며 "내년 대선에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든 이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도록 하고 21대 국회 임기 내에 첫 삽을 뜰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선 세종의사당 설치 드라이브를 줄곧 걸어왔다. 박병석 의장은 올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올 상반기 국회법 통과와 연내 설계 착수"를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반대는 하지 않으면서 찬성도 하지 않은 애매 모호한 스탠스를 취해왔다.

이런 가운데 4·7 재보선 등 일정으로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뒷전으로 미뤄놓고 있었는데 정 의원이 법안 발의로 이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회 운영위에서 3개 법안의 병합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도 세종의사당 설치를 공식화 한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 합의는 기정사실화 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전 상임위 숫자 등 일부 각론에 대해 여야가 의견을 모으면 된다

관건은 법안 처리를 위한 속도전이 이뤄질 수 있느냐로 모이고 있다. 4월 국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회법 개정안을 심사할 운영위 제도개선 소위 일정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올 상반기까지 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곧바로 열리는 대선정국에서 각 당의 정략적 셈법에 따라 자칫 장기화될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