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쩐의 전쟁'에 소비자들은 무료배송과 적립까지 배로 얻을 수 있게 됐다. 마켓컬리가 지난 12일 최저가 경쟁에 참전하면서 유통업계에 쩐의 전쟁이 확전됐다. 쿠팡이 처음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 대박으로 물류센터를 짓고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를 시작하자, 이에 질세라 이마트와 네이버가 손을 잡아 대응했다. 또 쿠팡이 무료 로켓배송으로 선전포고를 하자 경쟁사들의 대응이 잇따랐다. 이마트는 '최저가 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하며 경쟁사보다 비싼 금액으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을 돌려주고 있다.
마켓컬리는 신규 고백 이벤트인 '100원 딜' 혜택 품목을 10개로 늘리고, 첫 구매 금액을 시간으로 환산하는 무료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는 구매 금액이 10만 원이면 10만 분(69일)간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이전 쩐의 전쟁이 대형마트 간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기존 유통업체가 쿠팡을 잡는 것이 목표다. 이런 가격경쟁이 계속되면 사실상 약자들만 손해를 본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체들이 소매가격을 내리면 연약한 납품업체가 피해를 볼 것이고,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과점기업끼리 가격경쟁을 하면 가격은 한계비용까지 낮춰진다. 결국, 이윤의 형태가 없으면 자본이 가장 많은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연쇄적인 가격 인하에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승자를 가르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모두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문제다. 계속되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으려면 무턱대고 좋아해선 안 된다. 무리하게 짓는 물류센터는 규제할 수 있도록 모두가 목소리를 내고, 그에 따른 배달산업에 대한 개입과 규칙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유통업체 관련 법규를 강화해 납품업체를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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