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봉우중 김란주 교사 |
코로나19라는 절대적인 위기 상황을 맞이하면서 사람들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두려움과 함께 공황에 가까운 경기 침체를 경험하며 심각한 안전의 위협을 느끼게 됐으며, 봉쇄와 거리두기 등을 통해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이 두려움은 타자에 대한 배척과 혐오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우리가 영상을 통해 만나게 되는 동양인 차별과 혐오의 많은 사례는 이를 보여주는 실증이라 할 수 있다.
차별은 가장 먼저 약하고, 두드러지는 집단을 향한다. 박노자(오슬로대 한국학 교수)는 한겨레 칼럼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노동과 소비의 기회를 잃은 이들의 불만을 돌리려는 통치자들은 희생양이 될 집단을 즉시 찾아내는데, 가장 손쉬운 희생양은 바로 외관이나 언어상으로 식별이 가능한 가시적 타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많은 시민들이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거부하고, 다문화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및 결혼이주여성 등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 행동, 처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2월에도 혹한에 비닐하우스에서 동사한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사건이 벌어졌고, 잠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듯 하였으나 다시 우리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는 말을 증명하든 사회적 관심과 문제들은 학교 안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얼마 전 학생들 사이에 '휴거'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학교 안으로 깊이 자리매김한 경제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무시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공론화된 적이 있다. 외국인 가정,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경제적, 문화적 사대주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의 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 차별 언어는 인종, 성별, 계층, 종교, 이념과 정치성향, 성적 지향, 외모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차별 표현은 미디어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학습한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며, 스스로 가치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차별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변화·성장하는 가능성의 존재다. 학교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타자를 긍정적으로 인식, 수용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를 향하는 차별과 혐오에만 분노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타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입장 바꿔 생각하고 반성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선진국은 경제, 문화, 정치적으로 발전된 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진국은 경제, 문화, 정치적으로 성숙한 사고를 갖고 이를 실천하는 시민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의 시민이라면 우리는 이제 선진국의 시민으로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자와 원만하게 협력하며, 지구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배려하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제 학교는 우리 학생들을 지식, 인성과 함께 세계 시민성을 갖춘 시민으로 길러내야 한다. 세계적으로 차별·편견이 만연하고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상생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관점을 전환해 줘야 한다.
자! 이제 시작해보자. 눈을 가까이 돌려 우리와 함께 하는 소외된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말을 걸고, 손을 내밀어 보자. 함께 하는 경험이 쌓이며 우리는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대전봉우중 김란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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