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 "장애인이 존중받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인터뷰]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 "장애인이 존중받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중학교 3학년 시각 중증장애 겪어
'노력' 하나로 교감선생님까지 이뤄
장애인 위한 제도적 개선에도 집중
"학생들이 순간을 중요히 느끼길"

  • 승인 2021-04-19 16:08
  • 수정 2021-04-19 16:57
  • 신문게재 2021-04-20 3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선생님.
"장애인이 존중받는 삶을 살도록 학생들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52)은 중학교 3학년 때 시각 중증장애를 앓았다. 빛을 전혀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반학교를 다니던 그는 대전맹학교로 전학을 왔다. 좌절감이 컸지만 그는 공부를 놓지 않았다. 그는 "사회에서 존중받는 삶을 산다면 자기 가치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선생님이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했던 자원봉사자의 노력 덕분이다. 문 교감은 "맹학교에서 공부할 때 점자책을 구하기 어려워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자원봉사자분들이 목이 쉬도록 참고서를 읽어주셨다"며 "저 하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더 어려운 친구가 있다면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성준 교감은 장애인이 되면서 선입견에 대한 부분이 힘들었다고 소회 했다. 그는 "대학을 갔을 때, 직장에 왔을 때 어떤 일을 성취하면 노력이 아닌 예외적인 특별한 배려나 동정으로 보는 부분이 어려웠다"며 "실력을 실력으로 바라봐주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다른 점이 특별화 등 잘못된 프레임으로 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테면 한쪽 다리로 철인 3종경기에 출전해 완주를 했다면 일반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데 박수를 쳐줄 뿐, 한쪽 다리로 타는 자전거를 만드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등한시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문성준 교감은 "학교 출결, 성적 등 총괄하는 시스템을 시각장애인이 쓸 수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교육부에 건의해 시스템 연구원으로 참여해 전국 특수학교 시각장애인 교사가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데 동참을 하기도 했다"며 "사람들의 선입견에 대해 좌절하기보다, 이를 개선하고 문제에 직접 참여해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교육과정과 시스템 개선에 힘쓰겠다는 각오다. 문 교감은 "전맹(全盲)으로 학생을 경험했고, 교사로서 동료와 일도 했고, 학교를 이끌어 가는 책임을 지는 자리도 맡게 됐다"며 "시각적인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른데, 장애가 중증화되고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시스템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도 용기를 북 돋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가 아니라 살아가는 중간에 장애를 가지면 이 친구들이 좌절을 많이 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됐다는 생각으로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많이 본다"며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을 우리 친구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1.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2.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5.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