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선생님. |
대전맹학교 문성준 교감(52)은 중학교 3학년 때 시각 중증장애를 앓았다. 빛을 전혀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반학교를 다니던 그는 대전맹학교로 전학을 왔다. 좌절감이 컸지만 그는 공부를 놓지 않았다. 그는 "사회에서 존중받는 삶을 산다면 자기 가치를 실현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선생님이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했던 자원봉사자의 노력 덕분이다. 문 교감은 "맹학교에서 공부할 때 점자책을 구하기 어려워 불가능에 가까웠는데, 자원봉사자분들이 목이 쉬도록 참고서를 읽어주셨다"며 "저 하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더 어려운 친구가 있다면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성준 교감은 장애인이 되면서 선입견에 대한 부분이 힘들었다고 소회 했다. 그는 "대학을 갔을 때, 직장에 왔을 때 어떤 일을 성취하면 노력이 아닌 예외적인 특별한 배려나 동정으로 보는 부분이 어려웠다"며 "실력을 실력으로 바라봐주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다른 점이 특별화 등 잘못된 프레임으로 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테면 한쪽 다리로 철인 3종경기에 출전해 완주를 했다면 일반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데 박수를 쳐줄 뿐, 한쪽 다리로 타는 자전거를 만드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등한시되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문성준 교감은 "학교 출결, 성적 등 총괄하는 시스템을 시각장애인이 쓸 수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교육부에 건의해 시스템 연구원으로 참여해 전국 특수학교 시각장애인 교사가 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데 동참을 하기도 했다"며 "사람들의 선입견에 대해 좌절하기보다, 이를 개선하고 문제에 직접 참여해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교육과정과 시스템 개선에 힘쓰겠다는 각오다. 문 교감은 "전맹(全盲)으로 학생을 경험했고, 교사로서 동료와 일도 했고, 학교를 이끌어 가는 책임을 지는 자리도 맡게 됐다"며 "시각적인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른데, 장애가 중증화되고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시스템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도 용기를 북 돋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가 아니라 살아가는 중간에 장애를 가지면 이 친구들이 좌절을 많이 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됐다는 생각으로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많이 본다"며 "늦었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을 우리 친구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