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설명하는 강용식 전 한밭대 총장 |
강용식 전 한밭대 총장이 1960년 4월을 떠올리며 이 같이 회상했다.
1960년 4월 19일 이승만 정부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선 학생들이 민주주의 혁명을 이뤄낸 지 올해로 61년을 맞이했다. 그날의 뜨거운 열망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치열한 항거 끝에 일어낸 성취인 것을 상기시킨다.
1960년 4월 대전에서도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거리로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 충남대 학생 1500명가량이 대전역부터 옛 충남도청까지 민주주의 투쟁을 벌였다는 증언이다. 직전까지 충남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강용식(88) 전 한밭대 총장은 3월 졸업 후 총학생회장직을 후배에게 인계하던 과정서 학생들과 거리에 섰다.
지난 16일 대전 서구 월평동 자택에서 만난 강용식 전 총장은 "그때 국립대 총학생회장은 24시간 사복형사의 감시를 받았다. 윤 경위가 늘 나를 따라다녔다"며 "전국 대학생 회의가 있어 서울에 갈 때면 종로경찰서 형사가 나왔다"고 회고했다.
이승만 정부의 폭거가 심해지던 당시 마침내 3·15 부정선거가 혁명의 불씨를 당겼다고 그해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처참하게 발견된 당시 17살의 김주열 군의 시신은 기름을 부었다.
강 전 총장은 "3·15부정선거와 김주열 군 사망 이후 고려대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생이 데모를 시작했다"며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희생됐는데 그 과정에서 충남대 학생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차기 총학생회장이었던 후배 안상덕과 내가 주도적으로 시위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소규모 시위는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던 건 충남대가 가장 먼저"라며 "그땐 정의감에 무서운 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시위에 나섰던 이들은 이제 80대 노인이 됐다. 청년 시절 민주주의를 외쳤던 강 전 총장은 오늘날 청년들이 고난의 우리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총장은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같은 우리 민족이 걸어온 쓰라린 역사를 오늘날 젊은 세대는 잘 모른다"며 "지금도 독도 문제나 일본 교과서, 오염수 방류 같은 문제들이 있는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 후 이듬해 군 복무를 시작한 강 전 총장은 전역 후 1964년부터 한밭대 강단에 섰다. 건축과 도시계획 전문가로 후학을 양성하던 강 전 총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신행정수도건설 상임추진위원장으로 오늘날 세종시의 모습을 그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동훈 화백의 제자인 그는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강 전 총장은 "우리나라 정치도 경제도 더 발전해야 하고 가난한 사람과 불쌍한 사람을 돕는 정신이 필요하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 발전을 위한 일에는 손을 맞잡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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