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청장 |
이렇듯 과학은 우리의 일상 속 깊이 스며들었다.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전자기기가 없는 일상은 상상조차 안 된다. 그런데도 일상과 과학을 따로 두는 이들이 꽤 있다. 과학을 대중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 과학 대중화를 위한 정책 부재를 괴리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경제·사회·안보·국방은 물론, 문화·예술·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의 핵심이 되는 과학기술 중심 사회를 살고 있다. 과학문화 확산과 과학 대중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 않을까?
대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역량과 열정을 가진 과학기관과 과학자들이 모여 있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과학도시다. 대덕구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우리 구는 조직개편을 통해 '과학팀'과 '에너지과학과'를 신설해 구성원들이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덕구과학기술진흥조례'를 제정해 과학 관련 사업 추진 기반을 다졌다. 2019년부터는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에 가입해 대덕특구 기관들과 상생협력사업을 발굴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겐 과학체험 교실과 과학캠프 등을 통해 3D프린터, 인공지능 등 다양한 과학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과학자와의 만남,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드론전시 체험전 등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과학문화의 대중화를 힘쓰고 나아가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 혁신성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구에서 과학 사업을요?'라는 반문이 심심찮게 나온다. 과학기술기본법 제4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과학기술진흥시책 추진을 명문화하고 있지만, 지역의 자생적인 과학문화 정착과 지역주도 과학문화정책 추진을 광역단체가 그동안 주도해온 것에 더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행정의 영역에서 과학의 대중화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가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많은 이들이 갖는 '자치단체에서 과학을요?'란 의문은 비로소' 아하'하는 느낌표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방향은 이렇다. 기관·단체·지역사회가 과학기술 네트워크를 매개로 지역의 유무형 자원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생산성과 경쟁력이 월등히 높아지고, 과학기술을 통한 혁신을 통해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주민에게 제공하며, 대덕의 아이들이 창의적 과학 인재로 성장해 대한민국 미래 과학을 이끌어 가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과학을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아직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고 갈 길 또한 멀다. 분명한 건 다양한 과학 사업을 통해 구민들이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예능이나 공연을 즐기듯이 과학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고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혁신 성장으로 첨단 신기술의 메카가 되고자 하는 대덕구의 바람은 명확하다.
코로나19로 유독 춥고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마주하는 따스한 봄 햇살에 뭔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고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봄이 더 반갑고 설렌다. 우리가 바라는 바가 현실로 이뤄지는 그 날이 빨리 오길 고대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과학계 인사분들께 경의 어린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박정현 대덕구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