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7 재보선 이후 인사청문 정국에서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개각 단행에 따라 여야 원내 지도부 진용이 짜여 지는 대로 '릴레이 청문회'가 불가피해 보인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조만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로 보낸 데 이어 이번 주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안을 송부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법에 따라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하는 만큼 빠르면 이달 말부터 줄줄이 열리게 된다.
국무총리와 대법관 후보자는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은 김부겸 후보자가 대구·경북(TK) 출신의 비주류로 4선 의원을 지내며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무난한 인준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으로 지칭한 것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무(無)공천에 사실상 반대한 것을 고리로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토·산자·과기·고용·해수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자질과 도덕성을 집중 검증해 문제가 확인되면 지명 철회를 요구할 태세다.
한편, 여야는 19일부터 사흘간 대정부질문을 벌인다.
분야별 일정으로는 정치·외교·통일·안보(19일)를 시작으로 경제 분야(20일), 교육·사회·문화 분야(21일) 국정 현안을 차례로 점검할 예정이다.
4·7 재보선 참패 직후에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이라는 점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단연 쟁점은 코로나19 방역·백신 정책, 부동산 해법 등이다.
국민의힘은 낮은 백신 접종률을 파고들며 정부의 무능을 비판할 태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해법, '임대차 3법' 부작용, 주택 공시가격 급등에도 송곳질의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은 백신 수급의 정쟁화를 차단막을 치면서 정부의 구체적인 수급 대책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LH 사태에 대한 철저한 후속조치를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총선에선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국민들이 여당에 압도적 승리를 몰아줬다.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180석에 육박하는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진영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100여 석을 가까스로 건지는 데 그쳤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원인은 코로나 위기 속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보다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서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해 달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 통합당의 역대급 참패로 요약되는 데 앞으로 여당이 국회 내에서 개헌을 빼고는 대부분의 법안은 의석 수로 밀어부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각종 개혁 법안 추진 때 의석수로만 밀어부칠 경우 오히려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우려가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협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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