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노충 국장 |
우리 역사 속 과학기술 업적은 세종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독일의 수학자 오일러(1707~1783)보다 60년 이른 최석정(1646~1715)의 9차 직교마방진 발견 등 우리 민족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우리 민족의 높은 과학 수준과 업적에 대해 국민적 자부심과 긍지를 고양하기 위해 1968년 과학의 날을 제정해 올해로 54회째를 맞이한다.
과학의 날 제정으로부터 반백 년,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 세계 10대 과학기술 강국, 세계 1위의 과학기술 혁신국가로 성장했다. 반만년 역사를 따라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과학기술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과기입국(科技立國)으로 꽃피었고, 그 중심에는 과학도시 대전, 그리고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었다.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100조 원 시대를 맞아 대전은 '대덕특구 재창조'와 '과학도시 대전 그랜드디자인'을 통해 과학도시를 넘어 '과학수도'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3년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1973년 「대덕연구학원 도시계획」에 따라 조성한 대덕연구단지가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확대 개편됐다. 2019년 기준 대덕특구는 1971개의 기업체, 연구기술직 3만7000명을 포함해 총 고용인원 7만8000명, 연구개발비 투자 8조 3200억 원과 연매출액 18조 45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집적단지로 성장했다. 80~90년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압축 성장을 이룬 것은 핵심기술과 우수한 인력을 공급한 대덕특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덕특구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시는 대덕특구 재창조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대덕특구 재창조 종합계획은 첨단 융복합기술의 혁신과 과학기술의 재도약, 대덕특구 재구조화, 신규창업과 기술사업화 활성화 방안 등의 추진과제와 대덕특구 R&D와 사업화 생태계를 혁신하고 공간 활성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담고 있다. 대덕특구를 공동 R&D 공간과 플랫폼으로 구축해 융합연구와 도전적 R&D 기회를 확대하고 스타트업의 성장단계별 지원 공간 등 창업·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스마트 인프라와 교통·에너지 혁신을 통한 과학문화 기반 친환경 스마트 도시 구축, 국가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대덕특구 재창조와 함께 대전은 시민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과학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그랜드디자인을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디자인을 통해 그리고 있는 과학수도의 미래는 첫째, 과학기술 기반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생을 통한 '과학으로 잘 사는 도시', 둘째, 일상 속에 과학을 문화로 향유하는 '과학으로 즐기는 도시', 셋째, 지능화된 디지털 인프라로 감염병·범죄·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과학으로 편안한 도시', 넷째, 광역화를 넘어 세계와 협력하는 '과학으로 세계화된 도시'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과학부시장제를 도입해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과학기술 정책기획 전담기관인 과학산업진흥원(DISTEP)을 설치해 과학수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덕특구 재창조와 과학도시 그랜드디자인을 통해 시는 앞으로의 미래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전이 과학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과학수도'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과학의 날인 21일 대전 오월드에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 영국 링컨셔 과수원에서 미국을 거쳐 한국까지 찾아온 '뉴턴의 사과나무'의 4대손이 한국의 '과학수도'에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동서양의 과학문명이 대전에서 만나듯이 새롭게 변화할 과학수도 대전이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의 허브가 되기를 기대한다. /명노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