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장애인탁구실업팀 장영진 선수가 이달 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
고장 난 부품을 수리해 사용하고 있으나, 세계대회 제패를 목표로 실력을 쌓아가는 선수가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몸에 맞는 기구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대전시장애인체육회에 탁구실업팀 장영진(29) 선수는 지난 3월 훈련 중 휠체어 바퀴 축이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다. 휠체어를 조작해 빠르게 넘어오는 탁구공을 쫓으려면, 몸과 휠체어가 극한의 상황까지 치닫게 되면서 휠체어 바퀴 구동축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부러진 것이다.
정은창 대전시장애인체육회 탁구실업팀 감독은 "휠체어가 쉽게 고장 나는 장비는 아닌데 장영진 선수가 워낙 움직임이 많고 무게중심 이동이 빨라지면서 견디지 못한 것 같다"라며 "몸을 휠체어에 적응하는 데 수개월 걸리는 일이라 앞으로 있을 세계대회에서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제조사에서 부품을 교체할 때까지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장 선수는 21살 때 교통사고를 당한 후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게 됐으며, 사격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가 탁구로 전향한 지는 4년쯤 됐다. 탁구를 배우고 싶어 휠체어를 끌고 실업팀 훈련장인 대전보훈병원 실내훈련장을 찾아온 장 선수는 특유의 승부 근성과 민첩함, 성실성을 인정받아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지난 2019년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복식에서 금메달 3개를 석권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스페인 국제대회에서 복식 금메달, 2019년 대만 대회에서도 본선에 진출해 세계무대 제패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장영진 선수의 손. 휠체어를 조작하는 왼손에 굳은살이 두드러진다. |
그러나 부서진 휠체어를 수리해 그대로 사용하면서 훈련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몸을 지탱하는 수단이면서 두 다리처럼 한 몸처럼 움직이는 휠체어가 언제 부서질 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하게 되고 최고 수준까지 훈련 강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장영진 선수는 "움직이면서 땀을 내고 몸을 강하게 만드는 게 재미 있어 탁구를 시작했다"라며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서 올림픽 메달까지 가는 게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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