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순 원장은… ▲출생 : 1968년 9월 15일 ▲학력 : 천안 복자여고, 한국영상대 영유아보육학 학사, 호서대 평생교육원 아동학 수료, 순천향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순천향대 일반대학원 교육과학 박사 ▲경력 : 토끼와 거북 어린이집 원장, 민주정책연구원 팀장, 순천향대 겸임교수, 우리집주간보호센터 대표 및 센터장, 현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
지난해 9월 본격 업무에 돌입한 조양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사진>은 취임 전 조직 구성원간 불협화음 등으로 내심 걱정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와서 근무를 해보니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구성원간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소통의 부재로 일어난 일이라고 진단했다.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충실히 하면서 부서간 협업을 해야 기관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조 원장의 생각이다. "나의 월급을 도민이 준다고 생각한다면, 나 스스로 도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알게 될 것입니다. 도민과 동떨어진다면 기관의 존재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죠"라는 조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기관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우선 기관의 혁신을 위해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내부 직원들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했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TF 운영을 통해 조직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 7일 양승조 지사님께 특별보고를 통해 충남도정신문에 매월 2회 여성정책개발원에서 '성평등 언어사전' 코너를 게시할 수 있는 지면을 활용하기로 약속받았고, 담당 팀장과도 지면 활용을 위한 회의를 갖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40대 이상의 성인들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교육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또는 성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저희 개발원에서는 모든 도민들에게 성평등 언어를 홍보해 도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특정 직업 앞에 여(女)자를 붙여 여성에게 적합한 또는 적합하지 않은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언어들을 바꾸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남자 교수에게는 남교수라고 하지 않으면서 여자 교수에게는 여교수라고 칭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는 여의사, 여군, 여경 등 이런 식의 표현이 수두룩하다. 이밖에 처녀작, 처녀출판, 처녀비행 등을 첫 작품, 첫 출판, 첫 비행으로 순화하고, 엄마가 끌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유모차(乳母車)도 유아차(乳兒車)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성평등 언어들을 도정신문에 담을 것이다.
▲충남은 가족 분야를 제외한 많은 분야에서 하위권 혹은 중하위권이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위원회 위촉, 사회안전에 대한 전반적 인식, 육아휴직자 등의 성평등 개선은 잘돼 고무적이다.
획기적인 지수 개선을 위해서는 가장 취약한 수준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남도는 의사결정 분야(광역 및 기초의원 성비, 5급 이상 공무원 성비, 관리자 성비, 위촉직 위원 성비)가 16개 지역 중에서 14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행정 영역에서 집중관리가 가능한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과 위촉직 위원 여성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들이 필요해 보인다.
▲큰 의미없는 행사에 다문화 가족들을 동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또 보여주기식 혹은 무조건적인 지원은 경계해야 한다. 이는 결코 다문화가족의 자립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고, 부모 세대는 물론 자녀 세대까지 반감을 가질 수 있다.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현재 정책서비스 전달체계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다. 이 명칭에 아직은 '지원'이 붙어 있으나 현재 정책명칭은 초기 다문화가족지원정책에서 다문화가족정책으로 지원이 빠져 있다. 이는 지원이라는 용어가 다문화가족을 좁은 의미에서 복지(시혜적 복지) 대상자로 대상화하고 불쌍하고 부족한, 자립하지 못하는 취약한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정책 방향도 경제적 자립은 물론, 정책 수립·결정 과정 참여, 사회·문화적 참여를 확대해 일반 국민 가족과 대등한 위치에 서서 살아가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지자체 사업에는 일회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때로는 억지로 동원해 참여시키거나 선물로 유인책 삼아 참여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사라져야 할 모습들이다.
또한 국경을 넘어 이주한 이주여성들을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 혹은 불쌍한 취약계층으로 인식해 무조건적인 지원 대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제때 제대로 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현명한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이후 가시화된 이주민, 인종혐오를 고려하면 더욱 지원을 신중히 해야 한다. 최근의 국민 혐오차별인식 역시 현재의 혐오와 갈등이 폭력으로 표출될 우려도 보이고 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적을 취득한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 혹은 결혼이주자와 취업외국인 등으로 기준을 세워 외국인과 한국인으로 구분하고 한국의 자국민중 소득을 구분해 복지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또 하나의 차별을 없애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양성평등보다 성평등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피부색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떤 식으로든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차별의 이유가 될 근거는 없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지난 1999년 여성의 지위향상 및 권익 등 정책연구기관으로 서울시를 제외한 지방광역도시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선배기관이다. 또한 설립 당시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유일한 기관인데,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관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소 정체되긴 했지만, 지난 2019년부터 기관 명칭 변경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앞으로 외부TF를 통해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명칭으로 변경하겠다.
-원장 취임 전 조직 내 불협화음이 있었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그런 소문을 접하고, 취임 전 내심 걱정도 많이 했다. (보도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난 시간 저희 기관이 절차를 무시하거나 소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가 주된 내용이었다.
저는 개발원이 저와 임직원들의 소중한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심에는 충남도민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눈높이에서 저희 기관이 정관과 규정, 규칙 등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장실, 행정실, 연구실, 교육실, 인성학습실 등 부서간 협업이 이뤄질 때 조직이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동료의 직무까지 돌아봐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는 우리들의 직장이기 때문이다.
▲도의회의 지적 사항은 타당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취향 차이가 있듯, 여성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면 그런 부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저희가 아니더라도 성인지 감수성이 있는 연구원들이 연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용역 수주 당시 저희 개발원이 경영상 다소 불안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구용역을 수주 받은 기관이 저희와 많은 소통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이 모든 것이 과거인 만큼, 앞으로 용역과는 별도로 충남여성플라자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양 기관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저를 여성정책개발원 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내부 혁신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임직원과 함께 도민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우선에 두고 직무에 임하면서, 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김덕기 내포본부장·정리=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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