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리차드 용재 오닐'의 음악적 이야기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리차드 용재 오닐'의 음악적 이야기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 승인 2021-04-21 14:32
  • 신문게재 2021-04-22 1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KakaoTalk_20210215_133812309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리차드 용재 오닐'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지난3월 미국음악의 권위있는 '그래미어워즈'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솔로상을 수상했다. 그래미는 음악의 80여개의장르중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음악가에게 수상한 것이니 의미가 큰 것이다. 우리에게 더 의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이란 사실과 악기도 바이올린이나 첼로가 아닌 비올라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자신도 수상소감에 "평생 살면서 가장 놀라운 순간"이라했다.

리차드 용재 오닐은 6.25 전쟁직후 미국 리차드 가문에 입양된 전쟁고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어릴 때 뇌 손상으로 정신적 지체장애를 가진 미혼모였다. 그래서 조부모가 키웠다. 5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고 15세에 비올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넉넉치 못한 벌이임에도 양할머니의 지극정성 뒷바라지 덕에 오늘날 세계적 음악가가 된 것이다. 처음 이름은 리차드오닐이였다. 이름에 "용재"를 넣은 것은 미국 줄리아드 음대 재학중 그의 스승인 강효 교수가 이름 중간에 용기와 재능이라는 의미로 용재를 가운데 넣으라고 해서 그때부터 리차드 용재 오닐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름과 한국이름이 함께 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에 또한 의미가 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더 깊은 소리로 달콤한 정감을 주는 악기이다. 첼로보다 중후하지는 않지만 중음으로써 고음과 저음의 완충역할을 담당하는 오케스트라에서 빼놓을수 없는 아주 중요한 악기다. 리차드 용재 오닐이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스승인 강효 교수가 창단한 실내악단인 세종 솔로이스트의 단원으로 한국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랑을 받았고, 2007년에는 한국에 젊은동료들과 함께 디토 앙상블을 창단하여 활동했고 2019년에는 세계정상급 타카치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여 세계음악계에서 사랑을 받고있다.

필자가 리차드 용재 오닐의 음악을 처음으로 직접 보고 들은 것은 2006년 10월,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그의 비올라 독주회에서였다. 그때 기억을 되살리면서 리차드 용재 오닐의그래미상 수상을 축하하고자 한다. 당시 필자의 머리에는 비올라가 이런 악기였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감동이였다.



이날의 곡 구성은 근현대 음악과 우리들에게 친숙했던 영화음악까지 다양하게 꾸며졌다. 이곡 모두를 탁월한 기교와 무한한 상상력으로 청중들을 감동시킨 것은 바이올린과 첼로에 가려진 비올라를 새롭게 인식시켜준 음악회였기에 오늘날까지 잊혀지지 않고 있다. 정규 프로가 다 끝나고 앵콜 첫곡은 현대음악가 러시아의 쇼스타코비치 곡 왈츠, 두번째곡은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 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의 "섬집아기" 1절이다. 한인현 동시(童詩)에 이흥렬곡이다. 8분의 6박자, 바장조의 전형적 두도막 형식의 짧은 노래인데 동요이면서 자장가로 들리기도 한 이 노래는 남녀노소 한번만 들어도 따라부를 수 있는 우리가 사랑하는 노래다. 전편에 흐르는 음악이 자기를 길러준 할머니에게 바치는 연주였다면, 섬집아기는 자기를 낳아준 모성이 담긴 노래일것이다. 1절에서는 저음으로 2절에서는 고음의 비브라토로, 순간 내 가슴 뭉클했다. 감상자들 모두는 숙연 그 자체였다. 이날의 음악회는 이렇게 끝났다. 이후 필자가 지휘하는 각종음악회의 앵콜시 꼭 이곡을 연주했고 독주도 많이 했다. 아직도 비올라의 섬집아기는 여운이 남는다. 다시한번그래미상 수상을 축하하고 세계적 음악가 리차드 용재 오닐을 응원한다. 장하도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