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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젊은 예술인들의 무대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지만, 자발적인 모금행위인 팁박스조차 설치할 수 없는 공유지에 무대를 마련하면서 예술인 지원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대전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대전마케팅공사는 지난 5일 '2021 엑스포시민광장 재능기부 버스킹 공연' 공고를 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을 모집 중이다.
작품성과 적합성, 대중성, 기술성 4항목으로 최종 무대에 오를 팀을 결정한다.
선정팀은 무빙쉘타 내 무대에서 한 번 공연에 길게는 40분가량 연주를 이어가야 한다.
항목별 선정기준에 들어맞으면서 일정 시간 공연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동아리 수준을 넘어선 준전문가급 이상 실력을 갖춘 예술인들을 선정하지만, 출연료는 물론 팁박스 설치마저 제재하면서 지역 음악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마케팅 공사는 '공유지에서의 수익행위 금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지역 예술계는 굳이 수익행위가 금지된 공유지를 공연장으로 결정한 것은 예술인들의 '열정 페이'가 당연하다는 대전시의 문화정책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타 시도가 공유지 거리공연에 팁박스를 허용하고 있는 점도 공유지를 이유로 든 마케팅 공사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진행하는 '서울로 7017 버스킹' 행사 안내문의 이용수칙에 팁박스를 허용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는 이보다 앞선 2017년 해운대구에 보행자 중심도로 사업으로 탄생한 '구남로 문화광장' 내 3개의 버스킹 존에 팁박스 설치를 허용했다.
이희성 단국대 문화정책대학원 교수는 "버스킹에서 팁박스 모금은 공연의 일부"라며 "예술인들은 음악적 가치를 대중에게 평가받고, 대중은 자신들이 느낀 음악적 감동에 대한 마음의 표시로서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해정 대전문화예술지킴이 대표는 "팁박스조차 불허하는 건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수익 행위가 가능한 장소로 변경하는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들의 기본적인 생태계 유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홍순 민예총 사무처장은 "유럽 국가들은 버스커들 각자 개인사업자로서 최저임금 등 사회보장을 받는다"라며 "좀 더 세밀한 문화정책이 수반돼야 지역의 예술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마케팅공사 관계자는 "팁박스 모금액을 전액 기부한다면 설치를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불가하다"라고 일축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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