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병원에 호스피스병동. |
12일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대전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을 제공하는 기관은 대전성모병원과 충남대병원, 대전보훈병원 세 곳뿐이고 이들 기관에 마련된 병상은 40병상이 전부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환자의 경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말기 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고통 없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입원형 호스피스에서는 환자를 힘들게 하는 통증, 구토, 호흡곤란, 복수 등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가정형 호스피스는 통증과 위생관리를 지원해 보호자의 돌봄부담을 덜어준다.
문제는 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사망률을 낮추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져 검진과 치료기관은 크게 확충됐지만, 더 이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중증 환자에 대한 완화의료는 사실상 제도권 밖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 기준 대전에서 한 해 발생하는 신규 암 환자는 4만 명 꼴이고 해마다 1900여 명이 암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충남 역시 그동안 홍성의료원 등 3곳에서 입원형 호스피스 30병상을 가동 중이었으나, 천안의료원이 지난해 코로나19 전담치료센터로 전환되면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역량이 대폭 축소됐다.
전국 광역시를 비교해도 대전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은 크게 부족한 실정으로 암환자의 존엄한 생애말기 지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가 호스피스전문기관 5곳에 입원형 83병상을 가동 중이고, 대구 9개 의료기관에서 114병상, 광주 3개 의료기관에 68병상 규모로 말기암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 호스피스완화치료병동 한 관계자는 "대전에 호스피스 병동이 워낙 부족해 말기 암환자 가족들이 입원형이나 가정형을 접수해도 3~4주는 기다려야 한다"라며 "병실이 마련돼 전화 드리면 통증을 견딜 수 없어 병원에 다시 입원했거나, 이미 사별하신 때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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