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인 미호동 573-1번지에서 바라보는 풍경. 넓은 호수가 있어 좋은 풍경을 자아내지만, 이를 바라보기 위한 해당 부지는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다. |
이날 목적지는 대덕구 미호동 573-1번지, 2014년에 완공한 '대청댐 비상 여수로' 유휴부지다.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황폐함'이었다. 수자원공사가 일부 유휴부지를 산림청과 함께 산림 탄소상쇄의 숲을 조성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은 그곳뿐이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봤던 푸른 숲, 흐르는 강물과는 대조적이다.
포장되지 않은 진흙 도로에 나무조차 없었다. 나대지라는 말이 딱 걸맞았다. 풀과 잡초가 엉켜 있었고, 도로는 울퉁불퉁했으며, 돌과 나뭇가지들이 곳곳에 잔뜩 쌓여 있기도 했다. 사람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데, 멧돼지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군데군데 있어 무섭기도 했다. 오랜 시간 누구의 관리도 받지 않고, 발길도 닿지 않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말은 비상 여수로 유휴부지지만, 실상은 버려진 땅에 불과했다. 바로 옆에 대청댐에서 흐르는 물길이 펼쳐져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면 많은 이들의 '힐링 공간'이 되고도 남을 아까운 땅이다.
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위치한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 나무 조차 없고 군데군데 잡초만 자라 있다. |
생태공원 등으로 매력적인 부지인 점은 다른 기관에서도 인정했다. 지난해 산림청은 기존 공원과는 차별화된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국에서 5곳을 선정해 공모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산림청이 선정한 5곳 중 바로 이곳이 포함돼 있었다. 국유지인 데다, 대청호 수변 자원과 주변 관광 자원을 연계한 생태휴식공간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인근 로하스 캠핑장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특히 5~10분 거리에 카페와 음식점 등 상권도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비상 여수로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모 식당 사장은 "댐이 있다 보니, 주말엔 로하스 캠핑장이나 주말에 드라이브를 와 방문하는 손님이 많다"며 "인근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올테니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의 키를 가지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법과 용도 맞도록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하천법상 하천 부지에는 시설의 종류가 제한돼 있어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유휴부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건 굉장히 좋지만, 국유지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선 비용을 내야 하는 법이 있는 상황"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위치한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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