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 가요차트에 랭크된 이들의 이름을 보고 나 역시 의아해했다. "응? 브레이브 걸스? 별로 안 유명한 그룹인데 1위를 했네?". 하지만 모두를 놀라게 했던 '롤린'의 1위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었다. 무려 10년 동안 비인기그룹으로 겪어야 했던 설움과 팀 해체 직전까지 갔던 그녀들의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알려지며 그녀들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롤린'은 그녀들의 군부대 공연 모습과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장병들의 모습을 편집해 올린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며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군부대 행사에 꾸준히 참여했던 브레이브걸스는 일명 '밀보드차트(밀리터리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선임이 후임에게 인수인계 해준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고 한다.
브레이브걸스는 당시 서울에서 최소 왕복 12시간 이상이 걸리는 백령도까지도 위문공연을 갔다. 그녀들의 공연은 교통비에 의상비 등을 합치면 오히려 적자였다고 하니 그녀들의 무대에 대한 열망이 어느 정도 였는지 느껴진다.
나 역시 그녀들의 역주행 이유가 궁금해 영상을 찾아봤다가 넋을 잃고 1시간을 보게 됐다. 화려한 장치가 없는 소박한 무대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녀들의 밝은 모습과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장병들의 모습에 어딘지 모르게 뭉클했다. 무대로 달려오는 장병들로 인해 뿌옇게 흙먼지가 올라와도, 폭우가 미친 듯이 내려도 그녀들은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한 누리꾼은 이러한 그녀들의 영상에 이러한 댓글을 달기도 했다. '눈물이 난다 그냥…. 청춘에 끌려와 고생하지만 무대에 열광하는 혈기왕성한 장병들과 뜨지못해도 흙먼지를 마시며 열심히 공연하는 그녀들의 인생이 만나는 접점…. 모두 잘됐음 좋겠다.' 그녀들의 무대를 지켜봤던 팬들의 바람대로 그녀들은 지금 최고의 스타가 됐다.
그녀들의 인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작고 힘들었을 무대 하나하나가 모여, 서럽고 외로웠을 그 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다. 지금 그녀들의 노래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힘든 시간을 겪고 얻어낸 그들의 성공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빛을 본다는, 그 당연하고도 어려운 진리를 그들은 보여줬다. 평균나이 30세, 그녀들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서혜영 디지털룸2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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