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존엄한 생애말기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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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존엄한 생애말기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돕는다

대전보훈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1인실 등 16실 운영해 말기암환자 돌봐
통증과 식이곤란, 복수 등에 적극적 치료
상견례·가족모임 등 삶의질 회복 노력

  • 승인 2021-04-11 11:54
  • 신문게재 2021-04-12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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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보훈병원 호스피스 병동 모습.
대전에서 최근 5년간 암질환 사망자 수는 연간 1900여 명을 꾸준히 웃돌고 있다. 암으로 사망하는 대다수의 사람은 '말기'를 거치고, 이들 중 절반은 자신이 말기인지도 모르고 연명치료에 매달리며 혼자 고통을 참다 사망하게 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호스피스 완화의료이고, 대전보훈병원을 통해 호스피스 여정을 알아본다.<편집자주>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뤄진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팀이 통증 등 환자의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의료행위다.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사회적, 영적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잘못된 오해도 있다. 임종할 때 가서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라거나,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편견말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적극적으로 통증 등 증상치료를 진행하고 환자와 가족의 정서적, 사회적, 영적 지지를 제공하는 곳이다. 환자를 힘들게 하는 통증, 구토, 호흡곤란, 복수 등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심리적, 사회적 지지와 임종 돌봄, 사별가족 돌봄도 제공한다. 또 가족이 함께 지낼 수도 있으며, 가족의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항암치료 경과에 도움 안 될때



영국의 한 기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포함한 40개국을 대상으로 '죽음의 질'에 대한 조사한 결과 한국은 3.7점으로 32위였다. 죽음의 후진국으로 불리던 데서 벗어나고자 2015년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제도화되고 의료수가가 확립돼 말기암 환자의 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대전보훈병원은 앞서 2002년 11월 산재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5년 입원형 호스피스전문기관에 지정돼 2016년 보조활동인력제도 도입과 2019년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 지난해 가정형 호스피스전문기관에 지정됐다. 의사 2명과 간호사 11명, 사회복지사 1명, 성직자 1명이 호스피스사업실을 전담해 1인실 1실, 2인실 3실, 3인실 3실 등 모두 16병상을 마련해 충청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제공 중이다. 말기암 진단을 받았거나, 적극적인 항암치료 시행이 환자의 경과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실, 상담실, 가족실, 임종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 부담 5%만 부담하면 1일 약 2만원(호스피스보조활동인력 포함) 정도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특수 처치와 식대 등은 별도로 산정된다.

크리스마스 돌봄행사
대전보훈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에서 환자와 크리스마트 연말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
▲상견례 하는 완화의료병동

대전보훈병원은 지난해 7월 기준 그동안 660여 명의 말기암 환자들에게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호스피스 보조활동인력제도를 도입해 한국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에서 40시간의 호스피스 교육을 이수한 전문 요양보호사인 보조활동인력 19명을 직접 고용해 환자 4명당 1명씩 배치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간호사의 지도·감독하에 간병 역할이 아닌 위생, 식사, 이동 등 기본적인 일상을 보조해 안정된 병상생활을 돕는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에서는 암성통증과 식이곤란, 호흡곤란, 구토, 복수 등의 증상을 치료한다. 또 미술과 음악치료, 리본공예 등을 통해 요법치료와 영적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원환자의 생일에는 생신축하 이벤트와 소풍·어버이날 행사를 개최하며 원래 가정의 삶처럼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입원환자의 자녀가 결혼을 앞두고 사돈과 상견례를 이곳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에서 치렀으며, 칠순 가족 축하모임도 개최됐다.

행복한 까페 1
대전보훈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에서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해 카페를 운영 중이다.
▲말기암 환자 통증관리

암세포가 뼈, 신경 등 다른 장기를 침범하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또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범 등의 치료부작용으로 통증이 발생하며, 암 동반 질환에 의한 통증도 있다. 통증은 암환자들이 겪는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잘 조절하면 90% 이상 좋아질 수 있다. 통증이 잘 조절되면 잠을 잘 수도 있고, 식용이 좋아지고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통증은 대부분 먹는 약으로 조절하나, 강도에 따라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 호스피스 담당 의사와 가족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약 조절 이전에 즐거운 경험을 상상하거나 냉찜질 혹은 온찜질 등의 자가조절 방법이 있다. 통증을 같이 치료한다고 암 치료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니며, 마약성진통제 역시 중독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말기암 환자의 경우 의료진 판단에 의해서 복용할 수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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