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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예술가들이 버스킹 장소로 이용하던 한밭수목원 내 광장을 비롯한 몇몇 장소에서 소음 민원이 발생하면서 난립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관에서 버스커들을 관리 통제하겠다고 나선데 이어 열정페이 마저 요구하면서 예술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마케팅공사는 지난 5일 '2021 엑스포시민광장 재능기부 버스킹 공연' 공고를 내고 버스킹을 희망하는 예술인들을 오는 20일까지 모집한다. 1인에서 5인 이하 개인이나 단체로 대전에 거주해야 하며, 작품성과 적합성, 대중성, 기술성 4항목으로 나눠 점수로 환산해 최종 결정한다.
활동 기간은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쉘타 내 무대에서 내달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각 1팀씩 오후 1시와 3시에 30분가량 공연하게 된다. 일주일에 2팀이 2타임 씩, 총 16팀이 이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마케팅공사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와 함께 엑스포시민광장 내 실내연습장을 무료 개방하며, 악기와 음향장비에 따른 전기 사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동아리 수준을 넘어선 준전문가급 이상의 지역 음악인들을 모집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체계는 없는 소위 '열정페이'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대전마케팅공사는 시민에게 대중음악을 알리며 양성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소음에 따른 민원을 잠재우기 위한 기관의 꼼수로 제도권 밖의 예술인들로 하여금 설 자리를 잃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버스킹은 예술인들에게 자신의 음악적 가치를 가늠할 중요한 기회"라며 "재능기부를 명분 삼아 일정 공간 내 포지션을 정해주는 것 자체가 열정페이를 악용하는 것이며, 공공에서 대중 예술인들을 도구화하는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문화계 인사는 "무대를 제공해 준다는 기관의 취지는 좋지만, 소정의 대가 지급도 없이 소음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 실력 있는 팀만 선별한다는 건 모순되는 행정"이라며 "자발적 모금 형태의 팁박스마저 사행 행위로 간주해 금지하는 등 문화마인드가 빠진 행정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들을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노정선 대전마케팅공사 사업운영팀장은 "지난해 예산을 못 세웠고, 다른 기관과 협업해 재원 마련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아쉬움이 많은 건 인정한다"라며 "공유지에서의 버스킹은 물론 수익 행위 자체가 불법이며, 기관 승인 외 음악팀의 공연은 법적으로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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