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새로운 과학도시 대전, 이제 시작이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새로운 과학도시 대전, 이제 시작이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21-04-11 09:1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권중순 대전시의장
권중순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에펠탑 효과' 첫인상이 좋지 못하더라도 자주 보면 호감으로 변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1889년 파리 엑스포를 위해 세워진 에펠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그러나 철근만으로 구성되어 당시 기준으로는 다소 파격적이고 기이한 외형 때문에 많은 시민에게 외면받았다고 한다. 고상한 예술의 도시 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가 에펠탑 안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일부러 그곳에서 점심을 즐겨 먹었다는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 모파상의 일화에서도 사람들의 거부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에펠탑은 준공 20년 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였으나 살아남았다. 게다가 '에펠탑 효과'에서 알 수 있듯 파리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늘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고 프랑스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엑스포의 상징이지만 안타깝게도 대전 엑스포의 한빛탑과 꿈돌이는 당시에는 큰 사랑을 받다가 점점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기억에서 잊히고 말았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겠지만 1993년 개최된 대전 엑스포는 108개 국가 및 33개 국제기구 참여, 총 1400만 명의 관람객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성공적인 행사였다. 자기부상열차, 태양전지 자동차라는 1990년대 기준 획기적인 첨단 과학기술을 선보이며 1978년 대덕연구단지가 본격 조성된 이래 지금의 과학도시 대전의 명성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대전 엑스포 이후 28년이 지난 지금도 대전이 과학도시임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1993년 이후 과학도시임을 상징할 만한 대표적인 것이 부재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엑스포의 상징 한빛탑과 꿈돌이가 대전 시민에게 점차 희미한 존재가 된 것처럼, 과학도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못하고 과학도시라는 용어에 묶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스럽게도 대전시는 올 초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 제고를 위해 국내 최초 과학부시장제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덕특구와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우수한 과학 인프라를 활용하여 대전의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차별화된 도시의 이미지는 그 도시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준다. 그러나 매력적인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마케팅 관련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제품 하나를 판매하더라도 소비자의 연령, 성별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하여 판매 장소, 시간, 광고 제작방향 등 세세한 부분까지 결정한다. 이처럼 지역 관광 활성화, 지역 내 투자유치 등 과학도시 대전 이미지 제고의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고 이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대전의 과학을 살리기 위한 해답을 꼭 과학에서만 찾을 일이 아니다. 과학과 문화예술, 과학과 체육, 과학과 요리 등 전혀 무관할 것 같은 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참여와 더불어 전문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가 필수다.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분야다. 이에 과학특구 내 과학 분야 전문가들뿐 아니라 도시 브랜딩 전문가 참여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계적인 추진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그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사회상을 반영하여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K-바이오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K-바이오의 중심이 대전이라는 사실은 아쉽게도 대전 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시의적절한 홍보와 마케팅이 이미지 형성과 확립에 있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4월은 과학의 달이다. 대전시는 4월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함께 체험하고 즐기는 다양한 행사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10월 개최될 국내 최대 과학축제 2021 대전 사이언스페스티벌 준비도 본격 시동한다고 한다. 중국의 사상가 노자는 "끝을 맺기를 처음과 같이하면 실패가 없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과학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한 변화의 첫발을 내디딘 지 4개월이 흘렀다. 꼼꼼한 준비와 차질없는 추진으로 이번에는 진정 과학이 일상이 되는 과학도시 대전의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본다.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