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인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차기 대권 레이스에도 본격 시동이 걸렸다.
'문재인 정권 심판' 국민들의 메시지로 여야 주자별 희비와 입지, 세력별 지형 재편이 불가피하면서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권 구도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충청권으로선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야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충청대망론 바통을 이어받으려는 주자들의 스탠스도 촉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016년 총선부터 전국단위 선거 4연승 뒤 첫 패배 충격파로 당내 대권 주자들의 기상도도 안갯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단 당내 대권주자 중에서는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재보선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포스트 4·7' 정국에서 당분간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재보선 참패는 여권 내 제3의 후보들이 대선링으로 치고 올라 올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남 천안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과 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양승조 충남지사 역시 여기에 해당 된다. 아직까진 '도민 명령'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신중한 반응이지만, 양 지사 주변에선 사실상 당내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양 지사도 최근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충청권 국회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중도일보와 만나 "대선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시기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며 "더구나 후발주자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4·7 재보궐선거가 끝나면 조만간 (경선준비를)착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론 586 운동권 그룹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대법원 무죄 판결 가정으로 '원조 친문'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등판 가능하다는 하마평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 압승을 계기로 탄핵 수렁에서 벗어나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은 큰 소득으로 꼽힌다.
그러나 보수우파 결집만으로는 대선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 당 밖 인사와의 역학관계에 따라 내홍도 배제할 순 없다.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로 충청대망론 주자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의 경우 직접적인 정치적 언급이나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재보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부친과 함께 투표장에 나타나 대선정국 등판 때 '충청권을 안고 가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처음부터 조직과 자금력 동원이 월등한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독자 창당 뒤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운 뒤 국민의힘과 연대 또는 합당추진 등 억측이 난무하는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에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밖에 모처럼 찾아온 야권 우위 구도 속에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당 안팎의 잠룡들이 존재감을 키울지도 관심사다. 8일 당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장외 역할론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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