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빠르면 다음주 사의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후임 총리 후보군 추천만 받았을 뿐 이에 대한 압축·검증하지는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4·7 재보궐선거 이후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정 총리 사의 표명 직후 후임자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청권의 관심은 지역 인사 기용 여부로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충남 보령 출신으로 김대중(DJ) 정부에서 청와대 복지노동수석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가 이 전 장관과 직접 만나 총리직을 타진했다는 하마평도 나온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기재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맡아 혁신성장 기틀을 다졌다. 김 전 부총리는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충청 총리'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는지는 미지수다.
충북 충주 출신으로 공직 선거 '8전 8승' 기록을 쓴 이시종 충북지사도 충분한 총리 스펙을 갖췄다는 평가다. 충북지사 3선에 앞서 재선 국회의원과 3선 기초단체장을 거친 그는 문재인 정부 후반부 균형발전 드라이브를 걸 적임자라는 평가인데 도정공백 발생에 따른 리스크는 부담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낙연 전 총리와 정 총리가 호남 출신인 만큼 이번에는 '비(非)호남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충청 출신에 무게 추가 쏠리는 데는 여권의 다목적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먼저 현 정부 출범 이후 고위직 인사에서의 충청 홀대론을 불식시킬 수 있다. 지역 이기주의가 고개를 드는 정권 후반기 지역주의 색채가 옅은 충청 인사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렸다.
차기 대권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1997년 대선 때 DJP 연합(김대중 김종필 단일화) 사례처럼 호남 기반 여당이 대선 앞 충청 총리를 기용했을 때 전통적 캐스팅 보터인 중원 민심을 잡을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비충청권 인사로는 대구가 고향인 김부겸 전 장관이 하마평이 나온다. 영남 인사 기용으로 지역통합 이미지를 부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여권 내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수습 기조와 맞물릴 경우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전 무역협회 회장도 거론된다.
'여성 총리'에 무게가 실린다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을 주도한 김영란 전 대법관 등도 이름이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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