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다문화]동일본 대지진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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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다문화]동일본 대지진 10년

수면처럼 흔들리는 땅, 2층에 물고기 사체...아직도 남는 선명한 기억기억이 생생하다

  • 승인 2021-04-05 17:58
  • 신문게재 2021-04-06 11면
  • 박종구 기자박종구 기자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동북 지방을 중심으로 매그니튜드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주변에서의 관측 사상 최대의 지진으로 2만 20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나왔다. 올해 이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10년째를 맞아 당시 일본에 있었던 필자는 기억을 더듬어 보려고 한다.

당시 필자는 카나가와 현 요코하마시의 복지 시설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날은 나들이 행사가 있어 대형 버스에 타고 신호 대기를 하고 있을 때 지진은 일어났다.

갑자기 버스가 트램펄린 위를 점프하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많지만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흔들림이었다.



신호기나 간판이 크게 흔들리고, 땅이 마치 수면처럼 흐늘흐늘 움직였다. 미용실에서 파마 머리를 한 채 손님이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이 보였다. 버스에서도 모두가 동요하고 있었다.

여진이 이어져 있는 가운데 그럭저럭 시설에 도착했지만, 전철 등 교통 기관이 마비되어 야근 직원이 출근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일근 직원이 그대로 야근을 하고, 퇴근하는 직원은 몇시간 걸어서 집에 돌아갔다. 동북에 사는 가족과 연락이 안 돼서 걱정했지만 스마트폰이 아직 별로 보급되지 않은 때여서 SNS로 안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티비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비추어졌다. 큰 쓰나미가 동북 지방의 마을을 삼키고 있었다. 동북 지방과는 많이 떨어진 요코하마시에서도 땅이 갈라지거나 건물에 금이 가기도 했지만 이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피해가 동북 지방을 덮쳤다.

5개월 후, 필자는 쓰나미 피해가 컸던 미야기 현 이시노마키시로 자원 봉사에 갔다. 주로 집이나 도랑의 진흙을 긁어내는 봉사를 했다. 바닷가 부근은 마치 불탄 들판과 같으며, 남아 있는 건물도 거의 1층 부분이 기둥만의 상태였다. 2층에 가면 물고기의 사체가 많아 고약한 냄새가 나는 가운데 작업을 했다. 그러나 주민들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비장감에 찌들어 있을 시간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잃으면서도, 마을은 이미 부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동북 지방의 대부분은 지진 이전 상태를 되찾고 있다. 주민들도 힘을 모아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당시의 기억이나 상처를 짊어지고 사는 것은 사실 쉽지 않는 것이다.

소마세츠코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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