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3일 오후(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소재 한 호텔에서 현지 동포 및 고려인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키르기스스탄을 공식 방문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박 의장은 키르기스스탄 동포 및 고려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바닷물이 닿는 곳에 화교가 있다는 말처럼 세계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에 우리 한인 교포가 있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외동포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훌륭한 대한민국의 민간 외교관들"이라며 "고려인 여러분들은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을 이어주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주셨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장은 또 "이번 저희 방문의 주된 목적은 대한민국에서 추진하고 있는'신북방정책'의 중점협력대상국으로서 키르기스스탄과의 관계를 한 단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며 "외교는 대통령 중심의 행정부 외교와 국회의장 중심의 의회 외교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혔을 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수교 29년 만에 최초로 공식방문하는 뜻깊은 자리로 이번 방문 동안 자파로프 대통령을 비롯해서 총리, 국회의장을 만나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 1700여명의 교민과 1만700여명의 고려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릴 것"이라고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뱌체슬라브 키르기스스탄 고려인협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국회의장의) 이번 방문은 역사상 처음으로 저희들은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키르기스스탄과의 협력관계가 역동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화답했다.
한편, 충청 출신 박 의장은 20년간 의정활동에서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충청 출신이 입법부 수장으로 오르기는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극복과 각종 개혁이 절실한 문재인 정부 후반, 국회의 협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최적의 입법부 수장인 셈이다.
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 당선된 뒤 이곳에서만 6전 전승 무패의 기록을 쓴 관록을 자랑한다. 21대 국회 당선인 가운데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이다.
충청권으로선 박 의장이 입법부 수장에 오르면서 세종의사당과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 등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장은 그동안 행정부(세종)와 입법부(서울) 이원화로 갈수록 커지는 국정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세종의사당 건립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혁신도시 시즌2와 관련해서도 박 의장은 평소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여야는 물론 정부에 정책의 조기 시행 필요성을 지속 전달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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