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재보선 최고치인 20.5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모두 1216만 1624명의 선거인 가운데 249만 7959명이 투표를 마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시장 선거는 184만 9324명이 참여해 21.95%, 부산시장 선거는 54만 7499명이 투표해 18.65%의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그동안 역대 재보선 사전투표율 최고치는 2014년 10·29 재보선의 19.40%이었는데 이번 재보선은 이보다 1.14%p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인 20.14%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2020년 21대 총선 26.69%에는 미치지 못했다.
사전 투표율이 높게 나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최종 투표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0.2%다.
다만 전국 단위 선거와 달리 재보선은 본투표 날이 평일이고, 사전투표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분산 효과'가 커진 만큼 최종 투표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여야는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던 '샤이 진보'가 투표장으로 향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분위기고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에 분노한 20∼30대가 사전투표장으로 대거 향했으리라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2일 청와대 인근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체온측정, 손 소독, 위생장갑 착용을 마친 뒤 곧바로 투표소에 입장했고, 미리 준비해 온 투표안내문을 제출하자 직원이 "사전투표에는 안 갖고 오셔도 된다"고 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마스크를 내려 본인 확인을 거친 문 대통령은 기표소에 들어가 한 표를 행사한 뒤 김 여사와 함께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다.
투표장에선 "(주민들이) 사전투표를 많이들 와서 하는 편인가요"라고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안영미 삼청동장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수고들 많다"고 격려한 후 차를 타고서 투표장을 떠났다.
보수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동시에 부친 고향이 충청권으로 충청대망론 주자로도 언급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같은날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참여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를 첫 '정치 행보'로 보면서 충남 공주가 고향인 부친과 함께 한 것과 관련해선 대선에서 충청을 안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 향후 행보와 관련된 언론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으며 부친과 함께 온 이유에 대해선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내년 차기대선과 지방선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4.7 재보선은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선 K-방역 성과와 재난 지원금 등 코로나 극복 노력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 승리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선 부동산 인국공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를 앞세워 정권 심판론 확산으로 압승을 거둬 정권 교체를 위한 모멘텀을 쓴다는 전략이다.
4.7재보선에서 여야 가운데 과연 누가 승리를 가져갈지 예단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사전투표인 것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투표 독려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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