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식목일의 의미가 점차 퇴색하고 있다.
매년 4월 5일은 국민이 지역별로 토양에 적합한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나무 심기에 좋은 시기로 1949년 제정됐다. 하지만 국민이 대대적으로 동참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엔 식목일을 기념해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과거엔 민둥산이 많아 나무를 심는 기회가 많았지만, 산림 자원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민둥산이라 부를 수 있는 곳도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모(28) 씨는 "식목일의 의미는 단어에서 알 수 있어 나무를 심는 날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나무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 어떤 방법으로 심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지 못한다. 실제로 식목일을 기념해 나무를 심어본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산림청이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1%가 '봄철에 나무를 심어본 경험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무를 심어본 경험이 없는 이유로는 '나무를 심어볼 기회의 부재' 항목을 37.3%가 선택했다. 이어 24.6%가 '나무를 심을만한 장소 물색 어려움'을 응답했다.
국민 1인당 평생 심을 나무의 양은 405그루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국민 10명 중 4명은 나무를 심어본 경험이 없는 게 현실이다. 기후위기 등으로 산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식목일의 본 의미를 위해 나무 심기 기회와 장소 등을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근 도시 숲과 연계하는 등 의미 있게 나무를 심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빈 곳에 나무를 심는다는 것보단 50년 이상 된 나무를 벌채하고 새로 심는다는 개념이 새로 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무가 없어 심는 것보다는 기존에 다 자란 나무를 벌채하고 탄소 흡수를 위해 나무를 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식목일의 의미가 과거엔 정말 나무를 심는다는 행동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면 지금은 탄소 중립과 기후위기 등의 의미로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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