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거짓말과 허상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거짓말과 허상

노황우 한밭대학교 교수

  • 승인 2021-04-04 17:35
  • 신문게재 2021-04-05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노황우 한밭대 교수
노황우 한밭대학교 교수
최근 학교폭력에 연루된 연예인들이 거짓말을 하다 들통나 연예계를 떠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학교폭력도 문제지만 연예인들의 거짓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연예인들의 거짓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방송 나이, 방송용 몸무게 등의 말이 있는 것처럼 연예인들의 도덕 불감증과 방송사의 시청률 지상주의가 원인이다.

또한 정치인들도 거짓말을 하여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거나 거짓말이 사실로 밝혀져 정계를 떠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공인으로 사회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고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진실은 도덕성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거짓은 사실이 아님을 의미한다. 비슷한 말로 가짜, 허위(虛僞) 등이 있다. 이런 거짓을 말로 하는 행위를 '거짓말'이라고 하며, 말하는 이가 이미 거짓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듣는 이를 사실로 믿게 하려고 하는 실제와 다른 발언 또는 일부만 사실인 발언 혹은 사실 전부를 말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거짓말에는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적인 거짓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은 이타적인 거짓말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악의적인 거짓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서 행하는 이기적인 거짓말이라 할 수 있다. 선의의 거짓말은 예의, 수치, 공포, 다른 사람에 대한 보호 등을 이유로 하는 것이며 악의적인 거짓말은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비밀을 지키거나, 평판을 유지하거나, 감정을 감추거나, 처벌을 피하고자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이기적인 본성을 지니고 있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위기를 모면하고자 누구나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과 사회에 손해를 끼치는 악의적인 거짓말과 병적인 거짓말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긴 휴우증을 남긴다.

거짓말과 비슷한 말로는 허언증이 있다. 허언증은 의식적인 것과 공상적인 것으로 분류하는데 의식적으로 일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거짓말하는 것을 '사기(詐欺)와 기만(欺瞞)'이라 하며 공상을 기반으로 하는 병적인 거짓말을 '공상허언증과 뮌하우젠(Munchausen) 증후군'이라 한다. 공상허언증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위해 자신의 신분과 정체를 속여 가며 거짓말을 일삼다 결국 본인 자신도 그 거짓말이 사실이라고 믿게 되는 망상장애로 '리플리(Ripley)증후군'과 같은 말이다.

공상허언증에 빠진 사람의 특징은 세계관이 완벽하고, 이상이 높고 욕망이 강한 편이라 하며 죄책을 느끼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뮌하우젠(Munchausen)증후군은 병이 없는데도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자해를 일삼는 정신 질환이다. 성장기에 과보호 상태로 자란 사람이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 한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허영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Schopenhauer, 1788~1860)는" 자긍심은 자기 자신에 대해 내부에서 생겨나는 직접적인 평가인 반면 허영심은 이러한 평가를 외부에서 얻으려는 노력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실과 노력에 비해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짓말은 효율성이 뛰어나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진실에 관심이 많다. 진실을 알아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리한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파멸하기 때문에 거짓말쟁이들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진실의 힘을 믿으려 하지만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진실보다 환상이 행복감을 더 주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거짓말쟁이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짓은 허상을 만들고 허상은 사람들에게 환상을 갖게 만든다."환상은 현실이 아니기에 진실이 아닌 것을 믿는 대가는 혹독할 수 있다. 가정이 깨질 수도 있고 이웃 간에 오해가 생겨서 다투기도 하고 지역 간에 불신이 조장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사는 동네와 사회에 거짓으로 허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지 항상 살펴보고 경계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도 허상을 만들어 이익을 보려는 자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노황우 한밭대학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