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하면 처음 떠올리는 이미지는 여전히 영화 '내부자'들의 마피아 같은 집단이다.
정부와 검찰개혁을 놓고 충돌하면서 폐쇄집단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드라마 '검사내전'을 통해 생활형 검사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검사는 우리 사회에서 범접 불가한 조직이자, 그들만의 세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조직 검찰에서 여자 검사에서 살아가는 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여자이자, 엄마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검사로 일하며 살아가는 세명의 여검사가 사람냄새 풍기는 책을 펴냈다.
'여자 사람 검사'는 9년차 검사인 서아람, 박민희, 김은수 검사가 중고나라 사기사건, 보이스 피싱사건, 악플러 사건 등 사건은 물론, 생활인으로서의 검사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과거 왕따였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이라서,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이라서 등 각기 다른 이유로 검사의 길을 선택했지만 어느새 검사라는 사명감에 매료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네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다.
이 책의 저자인 세명의 검사는 검사이기 전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쉽지 않는 임신과정에 출산하는 날까지 출근을 하는 등 여느 워킹맘처럼 다사다난한 임신과 육아과정을 거쳤다.
또한 첫 구속사건의 소년범 피의자 앞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조사를 이어가다 어느새 역으로 피의자에게 각종 범죄 수법을 배우고, 셋째 출산을 앞둔 아빠라는 말에 마음이 약해서 불구속 수사를 결정했다가 법정에 나오지 않아 곤란에 처하는 등 초임검사들의 좌충우돌 일상을 들려준다.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어엿한 한사람의 검사로 성장하는 모습은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신선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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