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1일 대전 유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1일 접종센터가 차려진 유성구 종합스포츠타운은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선거날 투표소 풍경을 연상시켰다. 노인요양시설 11곳에 75세 이상 입소자 중에서 접종에 동의하는 대상자 300명을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단위로 예약된 인원을 대상으로 차례로 접종을 진행했다. 접종대상 32명을 여러 대의 차에 분산해 인솔한 김진형 효드림노인주간보호센터장은 "도착해 신원확인과 의사예진과 접종 그리고 퇴장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라며 "접종센터 혼잡을 줄이려 도착 후 차에서 대기했는데 30분조차도 어르신들이 어려워하시고 화장실 이용도 인솔이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전시와 유성구는 접종센터에 의사 4명, 간호사 8명, 행정요원 10명, 자원봉사자 15명 등을 배치했으나 여전히 도움 손길은 부족해 보였다.
걸음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찾아오는 대상자가 많았고, 자신의 이름과 소속 시설명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미아처럼 보호자를 찾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예진 의사로 참여한 임정혁 서구의사회장은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과거 접종 부작용 경험이 있는지, 오늘 몸 컨디션은 어떤지 집중적으로 확인했다"며 "대화가 쉽지 않아 상태를 세밀히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 연로한 어르신 접종 때는 보호자가 동반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유성구백신접종센터에서는 요양시설에서 온 95세 할머니가 최고연령 접종자였고, 접종을 무사히 마치고 시설로 돌아갔다.
이날 충남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모두 8곳에 접종센터가 처음 가동을 시작해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화이자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요양시설과 마을단위로 접종을 완료했다.
각 자치구와 동사무소에서 1차 접종을 마친 대상자들에게 두 차례 이상 전화로 이상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5일 오후부터 동구, 중구, 서구, 대덕구 순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충북에서는 특수교육 종사자와 장애인 시설, 교정시설 종사자로 대상을 점차 확대한다.
이날 접종을 완료한 김오숙(79)씨는 "매년 맞던 감기 예방주사라고 생각하고 따라 나왔지"라며 "코로나 빨리 쫓아내려면 이 방법뿐이 없는 거 아닌감"이라며 덤덤히 소감을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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