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야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묘수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여당은 조직력으로 여론조사 상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하는 반면 야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의 바람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차기대선과 지방선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4.7 재보선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각기 다르다.
민주당으로선 K-방역 성과와 재난 지원금 등 코로나 극복 노력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 승리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으로선 부동산 인국공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를 앞세워 정권 심판론 확산으로 압승을 거둬 정권 교체를 위한 모멘텀을 쓴다는 전략이다.
4.7재보선에서 여야 가운데 과연 누가 승리를 가져갈지 예단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사전투표인 것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투표 독려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는 2∼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재보선 지역 72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여야는 사전투표율이 모두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고 투표 독려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열세에 놓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를 계기로 역전의 모멘텀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선거전이 중반을 지나면서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게 여당의 계산이다.
핵심 지지층에는 직장인 등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만큼, 평일인 본투표일보다 주말을 낀 사전투표일에 최대한 투표소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본 투표를 하는 수요일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이 내일과 모레 사전투표를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페이스북에 '#사전투표하고 일해요'라는 문구와 사진을 올려 놓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동산 이슈 등의 영향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조직력에서 앞설 순 있지만, 바닥 민심은 1년 동안 적잖이 달라졌다는 것이 국민의힘 판단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거에서 제일 중요한 게 조직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구도, 바람이 더 중요하다"며 "이미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도 지지층을 끌어안아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대, 심지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는 40대 민심까지 보수야당으로 쏠리고 있는 점에 고무받은 바 크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중도, 청년, 여성 계층에서 지속해서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사전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이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본선에선 20~30대 표심이 과거와 달라 사전투표율에 따른 정당간 유불리 분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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