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4·7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가운데 여야가 선거 중후반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흡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이른바 '깜깜이 선거(블랙아웃)'가 펼쳐지는 것인데 여론조사 상 약세인 더불어민주당은 막판 뒤집기 앞서고 있는 국민의힘은 굳히기를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내달 1일부터 선거 투표가 끝나는 7일 오후 8시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거나 보도할 수 없다.
이날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향후 여론조사를 진행해 발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해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현재 판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20%p 안팎의 격차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앞서며 일단 승기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달 초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부글부글 끓던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부었고, 그 결과 야당 우세로 급격히 재편된 여론 지형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블랙아웃' 이후의 민심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는지는 오리무중이다.
1위 후보를 따라가는 심리(밴드웨건 효과), 열세 후보를 응원하는 현상(언더독 효과)을 모두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직 지지 후보·정당을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도 꽤 두텁다. 지난 24일 리얼미터, 29일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 따르면은 부동층은 10%대로 집계돼 이들이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선거 막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사전투표도 변수다. 통상 사전투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진보 진영이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여야는 지지층 결집에 더욱 주력하면서도 부동층 표심 다잡기에 사활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부쩍 겸허한 자세를 취하며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당 지도부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사과하는 메시지를 거듭 내놓는 것도 이같은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오세훈·박형준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는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조직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진 만큼, 주저하는 지지층을 결집해 선거 당일 투표장으로 불러오면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모처럼 찾아온 전국 단위 선거 승리 기회 앞에서 '방심은 금물'이라며 지지층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당력을 모으고 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의 조직력을 떨어트려 여론조사 지지율에 근접한 결과를 받아낼 수 있다고 보고 사전투표 독려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중도층 공략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내년 차기대선과 지방선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4.7 재보선은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선 K-방역 성과와 재난 지원금 등 코로나 극복 노력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 승리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선 부동산 인국공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를 앞세워 정권 심판론 확산으로 압승을 거둬 정권 교체를 위한 모멘텀을 쓴다는 전략이다.
4.7재보선 판세가 안갯 속인 가운데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흡수에 사력을 다하는 한편 투표 독려에도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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