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자치경찰제에 ‘진심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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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자치경찰제에 ‘진심인 편’

  • 승인 2021-03-29 09:42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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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부 이현제 기자
매년 경찰 인사철만 되면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계급, 바로 '총경' 승진자가 대전에서 몇 명이나 배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총경은 흔히 알고 있는 경찰서장의 직책이다. 매년 총경 승진은 지역 균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1명이 나오면 '지역 홀대'라며 아쉬워하고, 2명이면 다소 성공한 시즌이라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올해는 3명이나 총경 승진자가 배출됐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85명 내외로 승진 인원 제한이 있었던 총경 승진자가 107명이 나왔다. 자치경찰제 때문이다.

'올해는 서장 승진이 몇 명이나 될까'라며 기다리던 총경이 자치경찰제도 시행으로 대전시 자치경찰사무국의 한 정책과장으로 파견돼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위 자리만 하더라도 위원장과 사무국장으로 2명이나 더 있다.

'자치경찰제'는 말 그대로 시민 밀착형 범죄나 조사에 필요한 치안 경찰력을 지방자치 방향에 맞게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됨에 있어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자치경찰 사무국에서 총경 위에서 역할을 하는 사무국장과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의 선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자치경찰위원회는 총 7명으로 시의회, 교육감,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 등이 추천한다. 그리고 시장이 1명을 추천하는데 그 1명이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다.

사무국장 역할을 하는 한 명의 상임위원 자리도 위원회 내부 호선(互選)과 위원장의 제청(提請) 사이에서 해석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즉, 시장이 위원장과 사무국장까지 지목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결국 자치경찰의 진두지휘 권한을 갖게 되는 이들을 시장이 임명하기 때문에 자치경찰 제도 자체가 이미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말까지 자연스레 나온다.

또 3년이라는 임기가 '정치적 자기 사람 채우기'라는 비판이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 임기 4년에 3년 임기를 채운 자치경찰 위원장 자리를 또 다른 사람으로 채울 수도 있다. 거기에 상임위원 자리까지 시장 임기 내 4명의 억대 연봉자들을 입맛에 맞게 꽂아 넣을 수 있다. 자치경찰위원회로 추천하는 기관들과는 자리 주고받기식 인사로 오염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자리엔 또 세금이 들어가는데,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사무국 인건비만 1년에 13억 내외, 5년간 지출 확정된 금액만 60억이다. 취지에 맞게 지역 맞춤형 치안 시스템이 될지, 경찰력의 정치 활용 목적으로 악용될지는 우리의 지적과 관심에 따라 달려있다. 대전 자치경찰제에 대해 일단 나는 꽤 진심인 편이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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