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7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 25일 서울과 부산에서 당력을 집중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후폭풍 속 여야가 선거전 초반부터 부동산 이슈를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박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태년 대표 대행은 부산으로 달려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선대위 'YC-노믹스' 선포식에 얼굴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파고들며 공세를 퍼부었다.
야당 후보들의 부동산 의혹을 부각해 LH 파장을 서둘러 차단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 후보들에게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로 국민에게 탄핵당한 후예"라며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들이 다시 서울과 부산시민의 삶을 장악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핏대를 세웠다.
이낙연 위원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 여당이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한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이 속상하고 분노한다.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이 부동산에 관해서 의심이 있어 그것을 밝히자고 하는 것이 왜 네거티브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서울과 부산에서 정권 심판론 확산에 주력하며 유세전을 펼쳤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부각하면서 '반문 연대'의 틀로 표심 사냥에 나선 것이다.
오세훈 후보는 은평구 응암역에서 첫 유세를 하고 "이런 '주택 생지옥'을 만들어놓고도 대통령은 한번도 무릎 꿇고 사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의혹 공세에 대해선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이종배 의원은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저급한 정치 공세로 흙탕물 선거전을 만들고, 전형적 색깔 마케팅과 극우 프레임을 뒤집어씌운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차기 대선의 전초전 격인 이번 재보선 결과는 차기 권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정권의 지지율 반등 계기 창출은 물론 정권재창출에 대한 기대감 상승으로 제3후보들의 활동 공간이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패배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내 대권구도도 요동치면서 여권 내 구심점이 사라져 주자 간 갈등 양상이 표면화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향후 야권 재편에서 주도권을 갖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제3지대 인사들을 끌어 다니며 세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진다면 정계 개편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제3지대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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