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에서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 명칭을 '대학기본역량 진단'으로 바꾸고 평가 항목과 기준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정책의 본질은 지방대 폐교와 인원 감축에 있다.
반면, 인서울 대학, 서울 주요 대학으로 불리는 대학군은 구조조정 무풍지대에 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윤영덕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발표한 분석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대학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약 56만여 명이었던 전체 대학 정원은 50만여 명까지 줄어들었다. 해당 기간에 수도권대는 20만여 명 정원 중 1만4000여 명을 감축했지만, 지방대는 35만여 명 정원 중 4만6000여 명이나 줄였다. 감축률로 따져도 수도권대(7.0%)에 비해 지방대(13.2%)는 두 배 가까이 정원을 줄인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체대학 정원 감축은 일명 스카이(SKY)로 불리는 명문대를 비롯해 수도권 대학을 포함해 전체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상황에서 지방대가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면서 생존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뿐더러 결국 수도권 쏠림이 더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성과 위주의 평가에 기반한 재정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수를 줄여 적정 규모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또한 정원 조절이 시행되더라도 앞으로 20년간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퇴출경로에 앞서 '위기대학 종합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정원감축은 학생모집이 어려운 지방대뿐만 아니라 수도권대학도 필요하다"며 "정원을 감축함으로써 이들 대학은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교육여건이 열악함에도, 수도권에 위치 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 모집이 용이 하다면 그 자체가 수도권대학 도태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평가 지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역 사립대 한 관계자는 "전체 대학의 고른 정원 감축, 서울·수도권 대학 정원 외 모집인원 제한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단순 평가 지표를 두고 대학 재정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정책은 결국 지역대학의 위기를 더 가속화 시키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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