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복지센터 직원들이 제빵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설관리공단 제공] |
우리 사회에 있는 많은 장애인의 가장 큰 바람은 자립이다. 대전시는 장애인의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역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립하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하고 또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대전시설관리공단이 운영 중인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무지개복지공장'은 2011년 4월에 문을 열어 장애인의 꿈과 희망의 일터로 자리매김했다. 문을 열 당시 13명에 불과했던 직원이 현재는 3배가량 늘어난 48명이 자립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19일 기자가 찾아간 무지개복지공장에서 품질 좋은 복사용지를 만들기 위해 절단된 제지를 모아 차곡차곡 상자에 담는 등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중 몇몇은 이미 제지로 가득한 종이상자를 들고 나르며 구슬땀을 흘린다. 때론 옆 사람의 작업을 유심히 관찰하며 한목소리 보태기도 한다. 표정만큼 다들 열심이다.
직원 모두는 장애를 갖고 있으며 80% 이상이 중증장애인이다. 이들은 직업재활교육을 통해 익힌 기술로 복사용지 12종, 화장지류 5종, 제과·제빵 55종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무지개복지공장은 생산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친환경 인증과 국제규격 ISO9001, 식품관리인증(HACCP) 등을 획득했다. 직원들은 깔끔하게 포장 과정을 마친 생산품을 보며 스스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무지개복지센터 직원들이 제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시설관리공단 제공] |
무지개복지공장 장애인 직원들은 2년 동안 근무하며 최저임금이 아닌 대전시 생활조례에 따른 생활임금 1만 202원을 받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업무 동선이 짜여있고 생활여건도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무지개복지공장에 근무하는 직원 조훈 씨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물품의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데 사용한다"며 "2년 계약이 끝난 뒤에도 장애인고용공단 대전지사나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과 협조해 재훈련을 하거나 취업 알선 등 직원들이 지속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로 자립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적장애를 가진 강현구(26) 씨는 제과제빵 기능사를 딴 후 이곳에서 4개월째 일하고 있다. 강 씨는 제빵실에서 계량과 반죽 파트를 담당하는데, 일반인들과 비교해도 뛰어날 정도로 실력이 좋다. 이곳에서는 맛있는 빵 굽는 냄새와 장애인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빵 가격은 500원으로 어떤 곳보다 저렴하다. 이익을 위해 가격을 높이기보다는 장애인들의 일자리 훈련이 더 가치를 둔 사람 중심의 운영을 반영한 것이다.
제빵사 2명의 지도 하에 이뤄지는 제빵작업은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제공하기 위해 당일 생산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강 씨는 "실력도 쌓을 수 있고 취업에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계약이 끝나면 그동안 갈고 닦은 기술로 성심당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무지개복지센터 전경. [사진=대전시설관리공단 제공] |
무지개복지공장 직원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생산품들은 시청이나 구청, 교육청 등 대전의 공공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중증장애인생산품을 총 구매액의 1% 이상 구매해야 하지만, 여전히 대전에 있는 공공기관의 구매비율은 2019년 0.75%, 지난해 0.8%로 여전히 1%에 못 미치고 있다.
대전시가 장애인의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장애인 일자리창출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판매물품의 다양화와 함께 추가시설의 필요하다.
오승엽 무지개복지생산영업팀장은 "공장이 대덕구에 있다 보니 출·퇴근길에 고충이 많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장거리 이동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장애인 복지를 위해선 접근성도 중요하다. 서구 등 다른 지역에도 시설이 생긴다면 더 많은 장애인이 좋은 환경에서 취업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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