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때보다도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페미'로 대변되는 여성 비하, '한남'으로 비하되는 남성 비하 처럼 젠더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여성할당률, 군복무 가산점 폐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찬반 목소리도 치열해지고 있다.
'여성, 정치를 하다'는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전 세계의 여성 정치인 21명의 삶을 통해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젠더를 갖고 어떻게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게 됐는지를 이야기 한다.
'몫 없는 이들의 몫'을 찾는 과정을 정치라고 정의하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한 여성들의 행보를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책은 카리스마와 집요함으로 영국의 총리가 된 마거릿 대처를 비롯해 건국 이래 최초의 미국 여성 국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끊임없이 '자질'공격을 받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여성 정치인의 치열한 삶도 조명한다.
정치가로서의 여성 뿐 아니라 시위현장에서 통기타를 메고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는 포크가수 존 바에즈와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조명한 것도 흥미롭다.
저자는 이 세상을 바꾼 여성들이 남긴 말과 글을 자세히 분석해, 정치란 총칼로 상징되는 폭력이 아니라 "말과 설득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라는 한나 아렌트의 결론에 다다른다.
책은 또한 좋은 정치인이 되는 두 가지 재료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책임감과 권력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책임감은 정치를 시작하는데 불을 붙이고 권력에 대한 의지는 내면의 불꽃을 수백, 수천만의 마음으로 옮길 만큼 큰 불을 키운 다는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발간된 책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서 이제는 하나의 집단으로 자리잡은 여성, 그리고 여성 정치인의 발자취를 짚어볼 수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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