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생자치활동조례 두고 '찬반'..."학생이 주체"-"독립성 훼손"

조성칠 시의원 대표발의...19일 상임위 심의 예정
반대로 조례와 함께 학생자치 명확해야 한다는 의견도

학교 민주화를 위한 학생자치활동 지원 조례 제정을 두고 찬반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학생이 교육주체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에서 추진됐는데, 개별 학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전시의회 조성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대전교육청 학생 자치활동 지원 조례안(이하 자치활동조례)'과 관련, 시작 단계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자치활동 조례는 학생이 교육의 주체로 학교의 의사 결정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근거를 담은 자치 법규로 현재 서울·충남 ·부산 교육청 등이 이 조례를 제정해 활용하고 있다. 조례는 또 교육감이 자치활동 지원을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도 조례에 명시됐다.

조성칠 의원은 "기본적으로 주체적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것 공동체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민주시민으로서 교양 얻는 것이 자치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라며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체감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에서 가장 기본적인 조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치활동이 독립성을 축소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 조례가 교육감의 '책무'로 쓰일 경우 학교 특성에 맞는 학생 자치 활동이 아닌 교육청에서 하달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 내 자치활동은 학칙으로 정해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초중등교육법 17조에 따르면 학생회의 설립, 운영 및 지원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국립학교의 경우에 대통령 령으로, 공·사립학교의 경우는 시·도의 조례로 정하되, 구체적인 사항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대전 A고교 교장은 "교권 학생자치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자치는 단위학교 마다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공론화 과정 역시 교육에 우선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번 조례와 관련해 학생들이 참여와 권리를 참여할 수 있고 학생자치를 보장하기 위해 좀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병구 대전청소년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이 조례는 학생들이 학생자치와 관련해 어떤 권리가 있는 것인지, 나아가 어떻게 활용해서 참여할 것인지 모호하다"며 "학교장의 책무에 대해서는 학교장이 학생자치기구의 자율적 구성 운영 등을 보장하고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례안이 제정된 이후 시행해야 하는 관련 대전교육청 역시 고민거리다

대전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서는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자치활동을 교육감의 책무라는 이유로 지원사업을 내려보낸다면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조례안을 어느선까지 지킬 것이냐 역시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례안은 19일 해당 상임위인 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