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산단 추가 투기 없다" 세종시 셀프조사 생색내기 그쳐

시 부동산투기특별조사단 중간발표, 공무원 2601명 중 3명만 수사의뢰
국민의 힘 "산단 주위까지 조사확대" 정의당 "거래실태 전수조사 해야"

LH 직원의 개발지구 땅 투기로 촉발된 스마트국가산단 투기 의혹과 관련, 세종시가 자진신고 공무원 한 명을 제외한 추가 직원은 없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예상했던 바와 같이 세종시의 셀프조사는 생색내기에 그쳤다"라며 "투기 의혹조사 대상지를 산단 주변지역까지 넓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직자 땅 투기 관련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자진신고 공무원 등 관련자 3명을 수사 의뢰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밝혀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종시와 경찰 수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류임철 행정부시장은 시 부동산투기특별조사단 조사 중간발표를 통해 "산단 내 토지와 건물의 거래현황을 대조해 조사한 결과, 자진신고를 제외하고 시청 공무원을 비롯한 산단업무 관련자의 직계존비속까지 해당 기간 거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조립식 패널로 지은 속칭 벌집 28동에 대해서는 심층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경찰에 수사협조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는 지적과 관련 류 부시장을 단장으로 8개 부서 17명으로 구성된 특조단을 운영했다.

산단 지정 검토 착수일인 2017년 6월 29일부터 후보지 확정일인 2018년 8월 31일까지 토지·건물을 거래한 총 75건(84필지)을 매입한 122명 가운데 중복자를 제외한 85명이 조사대상이다.

시 공무원 2601명 전원과 산단 업무 관련자의 직계존비속 102명 등 2703명으로부터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제출받아 조사한 결과, 자진신고를 제외하고 거래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부동산 투기행위인 토지 지분 쪼개기에 대해서는 국토부, 경찰청, 한국부동산원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시 전역을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조사단 출범 직후 공익신고센터를 운영해 자진신고 1건과 시민제보 9건 등 총 10건을 받았다. 지난 17일까지 접수된 시민 제보는 9건으로 이중 1건(부동리)은 거래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8건은 산단 외 지역에 대한 제보로 필지를 특정할 수 없고 관련자 모두 시 공무원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류 부시장은 "가짜농부의 농지법 위반여부에 대해서도 농지이용실태조사와 농지원부 일제정비는 물론, 추가 전수조사를 실시해 불법전용이 발견될 때는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불응 시 고발하겠다"라며 "이외에도 공공개발과 관련한 투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발굴, 국토부 등 관련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전시행정을 비난하며 조사 대상지 확대와 비농업인 농지소유 전수조사를 촉구했다.

국민의 힘 세종시당은 "투기를 전문적으로 고단수로 하는 사람들은 산단 주위 토지를 대상으로 삼는다. 산단 내 부동산투기로 제한해선 안됐다"라고 지적하며 "시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광범위한 지역 내 부동산투기에 대해 자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당 시당도 논평을 통해 "애초 공무원들이 산단 지역에서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 여부뿐 아니라 토지거래행위를 토대로 근거자료를 확보하고 불법성 여부를 검증했어야 한다"라며 "비농업인의 농지소유를 전수조사해 매각 명령 등의 행정 조치와 함께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한 이들 모두 고발 조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