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짧은 머리 놀려요?" 대전 학교 두발 규제 논란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애들이 짧은 머리 놀려요?" 대전 학교 두발 규제 논란

청와대 국민청원에 학부모 의견 제기
학교마다 규제 달라 '차별' 우려
인권위 "두발자유 보장해야" 판단
일부 "학교풍속 헤친다" 반대도

  • 승인 2021-03-17 17:28
  • 신문게재 2021-03-18 5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연합11
사진=연합
#. 대전 서구의 한 중학생의 학부모인 A 씨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로부터 배포된 신입생 안내문을 받았다. 남학생의 두발은 앞머리가 눈썹이 닿지 않는 스포츠형의 단정한 머리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겨울방학 이후 등교를 한 우리 아이가 머리를 자르고 울었다"며 "일부 예체능 전공 학생만 머리를 기를 수 있도록 허용해 학생들 사이에서 위화감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견을 제기했고, 17일 오후 3시 기준 140명의 동의를 받았다.

최근 학교 개학이 시작된 지 2주일이 지난 가운데 대전지역 학교의 두발 규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두발 등 학생의 용모에 관한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두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는데, 여전한 두발 규제로 학교 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7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두발 자율화는 학교 규칙과 생활규정에 따라 학교마다 적용되며, 학교 내 규정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게 교육청의 입장이다.

문제는 학교마다 두발에 대한 규정이 달라 차별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A 씨는 "두발 규정으로 머리를 자른 중학생들은 타 중학교에 배정된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비웃음 어린 말도 들었다"며 "학교 규정 개정을 건의했지만 해당 학교는 아무런 변화 없이 아직도 학생들의 머리 길이를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두발 자유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도 이어져 왔다. 지난 2019년 대전청소년인권네트워크가 초·중·고등학생 2731명을 대상으로 한 대전학생인권 실태조사를 보면, 중학생의 59.1%, 고등학생의 43.9%가 '두발 규제'를 가장 큰 인권침해로 지목하기도 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인 C 씨는 "학생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느끼게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제는 필요하지만, 자율화가 이뤄지다 보면 문신이나 피어싱 등에 대한 단속도 어려워져 학교 풍속을 해칠 수 있다"며 "학생은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사회적, 학문적으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교육공동체 의견 등을 반영해 학교운영규칙을 재개정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인권위의 판단에 따른 내용도 각 학교에 전달했고, 이를 통해 교육공동체 등의 의견을 반영한 학교규칙을 재개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했다"며 "권한이 학교에 있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관할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2.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3.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4.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1.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2.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3.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4. 아산시가족센터 둔포분원, '둔포유(ForU)' 성료
  5. 순천향대, 'SW 명문중학교 만들기' 큰 성과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