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동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이 최근 리모델링을 예고한 가운데 공사용 펜스로 가려놓았다. |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예전모습<사진출처=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인 동양척식주식회사는 현재는 대전을 비롯해 부산과 목포 등 전국에 3곳만 남아 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점은 지난 1922년 설립돼 해방 이후 체신청과 대전전신전화국으로 사용되다가 1984년 민간에게 매각돼 상업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04년 9월 3일 국가등록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되는 등 소규모 개인 주택을 제외한 공공건축물 중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건축물로 손꼽힌다.
문제는 부산·목포가 시 자체적으로 동양척식회사 건축물을 근대역사관 등으로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근대 건축물 보존에 나서는 반면, 대전만 민간소유를 전전하면서 존폐 자체에 대한 우려가 예고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문화계는 대전시의 문화재 인식에 아쉽다는 탄식을 내고 있다.
안여종 문화유산 울림 대표는 "2015년부터 대전 원도심 활성화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의 재조명을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도 보존이나 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인천이나 대구 등 기초단체에서 능동적으로 지역 문화재를 매입하고 있는 것처럼 대전시도 먼저 문제의식을 느끼고 선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CNCITY에너지 관계자는 "회사법인 명의가 아닌 개인명으로 진행한 매입이어서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다"라며 "등록문화재이니만큼 동척 건물의 리모델링에 따른 복원 등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지원신청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화재의 공적 가치를 생각할 때 공공에서의 관리와 활용이 우선되는 게 맞고, 민간의 활동에 비해 시에서의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동척 대전지점의 경우 소유주 변경 신고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에서 재차 매입하거나 조처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로 등록은 돼 있지만, 개인소유라는 점에서 향후 지자체와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충돌지점이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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