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A 특성화고 관계자는 취업과 관련한 얘기를 묻자 큰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직업교육을 목표로 한 특성화고가 갈수록 학생들에게 외면받고 있어서다.
낮은 고졸 취업률과 현장실습 안전 논란 등으로 특성화고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에 있는 특성화고는 대전공고, 대전 국제통상고 등 10개교로 올해 충원율은 올해 94.9%다. 2020년도 94.6%, 2019년도 95.9%로 매년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와 특성화고 기피 현상 심화 등을 미달 요인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예전만큼 고졸 인재를 많이 채용하지 않는 데다가 대학을 꼭 가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해 학부모나 교사들이 특성화고 진학을 권하기 쉽지 않은 것도 한 몫 거들었다.
실제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성적 등을 이유로 특성화고를 택했던 학생들이 일반계고 입학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계고 입학을 통해 대학 진학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또한 한동안 정부와 기업의 고교 졸업생 취업 강화 등으로 일었던 특성화고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점도 하나의 이유다. 여기에 특성화고생이 현장실습 중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점도 인기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성화고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신규채용 규모 감소와 함께 일부 고교생들이 취업이 아닌 대학으로 가자는 인식이 변화했다"며 "여전히 직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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