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전점 한태육MD가 백화점 1층 야외 라운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백화점 대전점에서 바이어 겸 머천다이저(MD) 업무를 맡은 한태육(35) 씨는 올해부터 지점에 자체 MD 조직이 신설되면서 동분서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협력업체 담당자와의 미팅 일정 체크를 시작으로 층별 매장을 둘러보며 개선 포인트를 파악하는 등 지점의 원활한 영업을 위해 눈코 뜰 새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구리점과 전주점 등 중소형 지점 내 자체 MD 조직을 신설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규모나 매출이 보장된 서울 본점에 입점을 원하는 파트너사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점포의 경쟁력이 위축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한태육 MD는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 점포들은 지역과 비교해 규모나 협상력이 월등하다 보니 주로 지역에 포진된 중소형 점포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라며 "이번 조직 신설을 통해 대전점에는 칩바이어 1명과 2명의 MD를 배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본사 총괄 체제다 보니 권한 행사에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지역 점포의 상황을 빠르게 정의하고, 지점별 맞춤 콘텐츠를 구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트랜디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한태육 MD는 2013년 롯데백화점에 입사 후 조직개편 이전까지 해외 브랜드와 화장품, 신발, 핸드백 등 패션과 잡화부문을 섭렵하며 대전점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 베테랑'이다. 시장조사를 통해 보고 느끼며, 무엇보다 소통 능력을 키웠던 경험들이 MD 업무 수행에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그는 "좋은 콘텐츠를 입점시키려면 우리 회사가 얼마나 매력 있는지 어필해야 하는데, 소통력에 따라 영업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라며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중간자 역할이 중요한 만큼, 모든 과정에서 소통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하고 말했다. 이어 "직업의 특성상 트랜드에 뒤처지지 않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좋은 콘텐츠가 아무리 많아도 소통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입점으로 연결될 수 없다"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태육 MD는 첫손으로 꼽은 소통력과 함께 지속적인 트랜드 분석을 강조했다. 그는 "유통은 물론 패션의 변화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직접 구매해서 써보고 경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관련 서적이나 잡지, SNS 흐름을 탐색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비용이 적게 들고 영업상황에 맞춰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한 '팝업스토어'가 뜨는 추세"라며 "장기화하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를 반영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 점포의 경쟁력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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